우리은행이 라임자산운용의 플루토·테티스 펀드 투자자에게 투자원금의 30~51%를 우선 지급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라임 펀드를 판매한 은행 가운데 판매액이 가장 컸다. 신한은행에 이어 우리은행도 선지급에 나서면서 은행권의 라임펀드 피해자 구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5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라임펀드 은행권 판매사의 공동 선지급 방안을 수용하기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문제가 된 라임펀드를 판매한 7개 은행은 분쟁조정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은행들이 투자자에게 먼저 가지급금을 주고 향후 최종 보상액이 결정되면 사후 정산하는 방식으로 자율 구제책을 마련했다.
우리은행의 선지급 대상 펀드는 환매가 연기된 ‘플루토 FI D-1호’ ‘테티스 2호’ 펀드로 약 2,600억원 규모다. 현재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이 진행 중인 무역금융펀드는 선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우리은행은 공동안을 토대로 투자자와 개별 합의를 거쳐 최저회수예상액과 손실보상액으로 계산된 금액을 합산해 지급할 계획이다. 이렇게 산출된 펀드별 최대 선지급액은 투자원금의 51%다. 원금의 30% 또는 펀드 평가액의 75%를 최저회수예상액으로 보고, 이 금액을 원금에서 뺀 최대손실예상액의 30%를 손실보상액으로 계산해 합친 금액이다. 단 증권사의 총수익스와프(TRS)가 적용된 AI프리미엄 펀드의 경우 전액 손실까지 예상되는 만큼 선지급액이 원금의 30%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손실 확정과 금감원 분쟁조정 등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선지급이 이뤄지는 만큼 투자자는 이를 수용할 경우 선지급금을 받은 뒤 다시 사후 정산 절차를 거치게 된다. 우리은행과 개별 사적화해 계약을 통해 선지급 보상금을 우선 받고, 향후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를 거쳐 최종보상액이 결정되면 선지급액과의 차액을 정산하는 방식이다. 라임운용의 자산 현금화 계획에 따라 투자금이 회수되고 손실이 확정되면 그에 대한 보상액도 마지막에 정산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라임자산운용의 자산현금화 계획이 5년 동안 이행되어 투자금의 일부를 선지급하기로 결정했다”며 “투자자 보호를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