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비사업 최대어인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3.3㎡당 일반 분양가가 2,910만원으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조합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던 2,970만원보다 오히려 60만원이나 낮아진 가격이다. 조합은 8일 대의원회의, 7월 초 임시총회를 열어 향후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조합원들은 ‘분담금 폭탄’이 현실화되게 됐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반면 청약자 입장에서는 막대한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다. ‘로또 분양 논란’이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 분양가 ‘2,910만원’ 설에 ‘시끌’ = 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HUG가 최근 둔촌주공 조합에 3.3㎡당 2,910만원의 일반분양가 의견을 최종 전달했고 조합이 이를 받아들이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분양가는 8일 대의원 회의 안건에 수록됐다.
한 조합원은 “일부 조합원이 4일 오전 조합장과 통화를 했고, 조합장이 ‘최선을 다했다’며 2,910만원이 맞다고 확인했다”고 말했다. 조합은 7월 말로 예정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회피를 위해 7월 초 임시총회를 열어 일반분양가 확정과 후분양 채택 여부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HUG와 조합은 이에 대해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대의원 회의 안건 내용이나 주변 정황으로 보면 2,910만원이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이다.
조합은 4일 조합원들에게 보낸 이미지 형태의 문자 알림에서 “더 이상 협상을 진행할 경우 분양가상한제를 피할 시간이 모자랄 시점에 도달했다”며 “HUG의 고분양가 심사기준에 따라 일반 분양가를 산정해 사업 진행을 할 것인지 7월 초 임시총회를 개최하고 조합원들의 의견을 묻겠다”고 밝혔다. 조합은 오는 8일 긴급 대의원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조합원들은 이에 대해 사실상 조합이 HUG로부터 최종 통보를 받았고, 이를 수용하려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 조합원은 “조합원들 참관을 못하게 하고, 공사현장 사무실에서 몰래 진행하려는 자체가 수상하다”며 “2,910만원 분양가로 선분양을 진행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고 주장했다.
◇조합원들 “수용 못해” 후분양 주장도=조합원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당초 조합이 원했던 3,550만원은 고사하고 2,900만원대 분양가가 사실상 결정됐다면 조합원들의 추가 분담금의 대폭 상승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앞서 HUG가 통보한 것으로 알려진 2,970만원보다 분양가가 낮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조합장을 해임하고 후분양으로 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조합원들은 현재 예상대로 2,900만원대 분양가가 나온다면 조합원 1가구당 1억 2,000만 원 가량의 추가 분담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일반분양가는 전용면적 84㎡ 기준 9억원대로 예상돼 주변 시세 대비 수 억원대 차익을 보는 진정한 ‘로또’가 될 것이란 비판이다. 일부 조합원들은 분양가 협상 실패의 책임을 물어 조합장 해임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또 이에 앞서 조합 총회를 막기 위해 가처분 소송 진행 등 가능한 법적 대응 방안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분양 여부도 중요한 관심 사안이 됐다. 조합이 손해를 감수하며 선분양에 나서느니 자금조달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후분양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최근 시장 흐름을 볼 때 분양가가 정부 기준보다 다소 높아지더라도 미분양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