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띄운 기본소득 지급 주장이 정치권을 여전히 뒤흔들고 있다. 국민에게 일인당 일정 규모의 소득을 지급하자는 기본소득 지급론이 정치권을 강타한 것은 유권자들인 국민의 관심이 그만큼 높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언급한 기본소득 지급 주장이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당 대표와 잠룡들까지 파고들면서 정치권의 핵심 키워드로 부상했다.
━ 김종인이 쏘아 올린 '기본소득 지급론' |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3일 초선 의원 강연에서 “실질적인 자유를 이 당이 어떻게 구현해내느냐,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언급하면서 기본소득 지급론에 불을 당겼다. 다음 날인 4일에는 “기본소득 문제를 근본적으로 검토할 시기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한발 더 나아갔다. 다만 김 위원장은 다음 날인 지난 5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기본 소득 지급은 불가능하다”고 자신의 주장을 주워담았다. 한발 더 나아가 “언제 기본 소득 주장을 했느냐. 기본 소득을 주장한 적이 없다”고 전면 부인했다.
━ 이재명이 토스한 공 받은 이낙연, 기본소득 다시 띄워 |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난 5일 김종인 위원장이 수습하려 한 기본소득을 오히려 다시 여론의 중심에 올려놓았다. “증세나 재정건전성 훼손 없이 기본소득 도입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공개 토론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기본소득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은 지 3일만인 8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가세했다. 이 의원은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본소득제에 관한 찬반 논의도 환영한다”면서 “기본 소득의 취지를 이해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이 여야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기본소득에 대해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민주당의 차기 당 대표 선거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데다 차기 대권주자로 앞서가고 있는 이 의원의 이 같은 입장표명이 정치권의 기본소득 논의에 속도를 붙일지 주목된다.
이 의원은 또 “기본소득제의 개념은 무엇인지, 우리가 추진해온 복지 체제를 대체하자는 것인지, 보완하자는 것인지, 그 재원 확보 방안과 지속 가능한 실천 방안은 무엇인지 등의 논의와 점검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기본소득은 재산이나 소득, 고용 여부, 노동 의지 등과 무관하게 정부 재정으로 모든 국민에게 동일하게 최소생활비를 지급하는 제도다. 최근 지급된 전 국민 긴급재난지원금이 특수상황에서의 일회성 복지정책이었다면 기본소득은 지속적인 복지정책이다. 다만 정치권에서 촉발된 기본소득 논의는 아직 재정 대책까지 논의되고 있지 않아 재정 우려에 대한 목소리가 큰 상황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일자리 감소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실업률 증가 등으로 기본소득에 대한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8월 전당대회 이후 기본소득 지급 주장 논란이 차기 대선의 핵심 어젠더로 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