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운영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한 마포 쉼터 ‘평화의 우리집’ 소장 손모(60)씨가 지난 6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미래통합당 ‘위안부 할머니 피해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 위원장 곽상도 의원이 정의연 이사장을 지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손씨 사건을 어떻게 처음 알게 됐는지 국민 앞에 밝히라”고 요구했다.
윤 의원이 지난 6일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 손씨 관련 회고글을 올렸다가 삭제한 사실이 알려짐에 따라 글 업로드 시점에 대한 해명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윤 의원이 해당 글을 작성할 당시 손씨의 사망 소식을 인지하고 있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지난 6일 밤 윤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망한 손씨에 대한 회고글을 작성한 뒤 이튿날인 7일 오전 글을 삭제했다. 삭제된 글에서 윤 의원은 과거 손씨와 연을 맺게 된 과정을 소개하며 “좋은 일에 함께 하는데 (적은 급여도) 괜찮다고 하며 만나게 됐다”고 적었다.
이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관련 활동이 밖에서 보는 것처럼 아름다운 일은 아니기에 (손씨가) 사표를 세 번이나 제출했지만 결국은 다시 접고 14년을 우리와 함께 했다”며 “손씨 덕분에 우리 쉼터 ‘평화의 우리집’에서 만들어내는 우리와 할머니들의 웃음이 우리 운동에 큰 에너지가 됐다”고 회상했다.
경기파주경찰서에 따르면 사망한 손씨가 발견된 시간은 6일 밤 10시 55분쯤이다. 경찰은 이날 오후 손씨의 지인으로부터 “손씨와 연락이 안된다”는 신고를 받고 자택으로 출동해 화장실에서 숨진 손씨를 발견했다.
이에 곽 의원은 8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윤미향 의원이 지운 페이스북 글과 쉼터 소장의 죽음 사이에는 어떤 선후 관계가 있는 것이냐”며 “윤 의원의 페이스북을 보면 6일 밤 손씨를 언급하는 글이 공유됐다가 금방 지워졌다. 같은 날 밤 손씨에게 안 좋은 일이 일어났다. 이게 우연의 일치일 수 있는지 의아하다”고 주장했다.
곽 의원은 윤 의원이 손씨 관련 글을 올린 시간이 사망한 손씨가 발견된 시각과 비슷한 점, 갑작스레 페이스북에 손씨를 언급한 점 등이 석연치 않다고 지목했다. 윤 의원은 최근 몇 개월 동안 페이스북에 손씨를 거론하지 않다가 지난 6일 밤 회고글을 올렸다.
곽 의원은 “윤 의원이 손씨 사건을 언제 누구를 통해 처음 알게 됐는지,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손씨와 연락을 한 적이 있는 등을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윤 의원은 지난 7일 손씨의 죽음이 언론과 검찰 탓이라는 취지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는 “기자들이 쉼터 초인종 소리를 울릴 때마다, 그들이 대문 밖에서 카메라 세워놓고 생중계하며, 마치 쉼터가 범죄자 소굴인 것처럼 보도를 해대고, 검찰이 쉼터로 들이닥쳐 압수수색을 하고, 매일같이 압박감과 죄인도 아닌데 죄인의식을 갖게 하고, 쉴 새 없이 전화벨 소리로 괴롭힐 때마다 홀로 그걸 다 감당해 내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