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016360)의 개인고객 예탁자산이 금융투자업계 처음으로 200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으로 ‘머니무브’를 가속화하면서 올해 들어서만 18조원이 유입되는 등 ‘동학개미운동’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삼성증권은 9일 기준 개인고객을 담당하는 리테일(WM) 예탁자산이 203조7,000억원을 기록했다고 10일 밝혔다. WM 예탁자산은 리테일 부문에서 자산관리를 맡은 주식과 채권·CMA 등 고객의 자산을 말한다.
삼성증권은 지난 2010년 WM 예탁자산 100조원을 넘겼으며 이후 해마다 10조원 정도의 자산이 꾸준히 유입돼 10년여 만에 200조원을 달성했다. 특히 올해는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주식시장에 몰리면서 5개월 만에 18조원이 자산으로 유입돼 200조원 달성 시기를 크게 앞당겼다는 평가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올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증시 변동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시중 자금이 대거 몰렸다”며 “0%대 초저금리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투자자들이 주식과 채권 등을 통해 ‘시중금리+α’를 찾아 나서는 적극적인 ‘머니무브’ 움직임을 보인 효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증권이 올해 신규 유입된 18조원의 자금을 분석한 결과 주식투자 비중이 유입 자금의 59.5%를 차지해 ‘동학개미’들의 영향력이 뚜렷하게 나타났으며 국내 주식뿐만 아니라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고객 비중이 지난해 2.8%에서 올해 6.6%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카카오·삼성SDI를 가장 많이 샀으며 해외에서는 알파벳A(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순으로 순매수 규모가 컸다. 또 주식과 더불어 채권·신탁·파생결합증권(DLS) 등에도 올 들어 5개월간 지난해 전체의 90% 수준에 달하는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주식 일변도의 동학개미에서 다양한 자산을 통해 안정된 투자수익을 찾는 ‘포트폴리오 개미’로 진화해 가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다고 분석했다.
자산 규모가 증가한 것과 비례해 신규고객 수도 급증했다. 올해 들어 하루 평균 2,500명꼴로 투자자들이 유입돼 5월 말 기준 신규 유입 고객은 25만7,000명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미 지난해 전체 유입 고객 수(20만명)를 훌쩍 넘어선 상황이다. 신규고객의 90%에 해당하는 23만1,000명이 비대면 채널로 거래를 시작했으며 신규고객의 60.5%가 이전 증권사 이용 경험이 없는 ‘주린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나이별로는 과거 2년간 신규 유입된 고객 중 각각 22.9%와 19.8%를 차지했던 20대와 50대 이상 고객 비중이 올해는 각각 26.5%와 24.3%로 증가했다. 언택트 열풍으로 20대 젊은 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됐고 동시에 초저금리 시대에 수익성 제고에 나선 50대 장년층 자산가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재훈 삼성증권 리테일부문장 부사장은 “급변하는 시장 트렌드나 정보기술(IT) 발전으로 인한 디지털화 등 다양한 환경변화 속에서도 삼성증권의 전문성을 믿어준 결과”라며 “앞으로 깊이 있는 투자정보와 편리한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