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2,200선을 눈앞에 둔 가운데 최근 개인 투자자들이 실현한 차익은 증시 외부로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개인들이 차익을 실현한 뒤 증시를 떠나게 되면 앞으로 증시에도 부담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은 총 2조1,084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반면 이 기간 투자자예탁금은 8,035억원가량 늘었고 개인 종합자산관리계좌(CMA)는 8,676억원 가량 줄어 전체규모로 600억원 가량이 줄었다. 고객예탁금은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회사에 일시적으로 맡겨 놓은 돈이며 CMA는 증권사가 투자자의 예탁금으로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하고 수익을 돌려주는 수시 입·출식 계좌다.
대개 예탁금과 CMA 잔고가 늘어나는 것은 주식 투자를 위해 외부에서 자금이 유입되거나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도한 금액이 많아져 예탁금이나 CMA 계좌로 이동하게 되는 경우로 나뉜다. 이 때문에 최근 주식 매도액이 2조원이 넘은 상황에서 증시 대기 자금으로 분류되는 예탁금과 CMA 잔고가 오히려 감소한 것은 차익 실현 자금 상당수가 증시 외부로 옮겨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3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글로벌 팬데믹 이후 높은 성과를 맛본 투자자들이 앞으로 상승 폭이 제한된 장이 지속될 경우 차익 실현 후 증시에서 발을 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실제로 올해 주가지수가 연저점을 기록한 3월 19일 이후 이달 5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삼성전자(005930)의 수익률은 최근 급증해 30% 선을 바라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해당 기간 개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도 66.5%로 집계됐다. 개인 투자자 상당수가 저가 매수를 노리고 주식 투자를 처음 시작한 경우가 많은 것을 염두에 두면 전고점 회복을 앞둬 상승 폭이 둔화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는 현재 시장에 차익을 실현한 뒤에도 중장기적 관점으로 투자를 이어갈지는 의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개인 투자자들이 시장이 코로나 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을 때도 계속 남아있을지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다”며 “앞으로 증권사들의 핵심 과제도 개인 투자자들을 어떻게 증시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붙잡아 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개인들이 증시에서 이탈하는 규모가 커지면 앞으로 시장에도 수급상 부담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장 2,200선 돌파를 앞둔 이번 주 증시에도 차익 실현 매물이 부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과 기관이 유가증권 시장에서 순매수하고 있지만, 개인의 차익 실현이 커지고 있어 지수 상승 폭은 제한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