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에서 주요 현안마다 소신발언을 이어온 이른바 ‘조금박해’ 의원이 북한의 남북 통신선 완전 차단 조치와 ‘대적사업’ 전환 문제에도 당내 주류와는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해영 민주당 최고원은 10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남북 통신은 평화적 교류를 위한 필수 요소이며 우발적 상황에 의한 군사 충돌을 막을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판”이라며 “이런 행위는 북한에게도 전혀 이로울 것이 없다. 북한에 강력하게 촉구한다. 한반도 긴장을 높이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평화를 위한 대화의 길로 나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최고위원의 이같은 발언은 당 지도부가 대북전단 살포금지 입법화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재차 밝히면서 나온 것이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번 사태는 탈북자의 대북전단 무단 살포에서 비롯됐다. (탈북자단체는) 공들여 쌓은 평화의 탑을 무너뜨리는 일은 그만둬야 한다”며 “일부 탈북자가 오는 25일 계획하고 있는 100만장 살포는 용납돼서 안되며 통일부와 경찰이 나서서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설훈 최고위원 역시 이날 회의에서 “국회는 하루빨리 대북전단 금지법을 마련하고 판문점 선언 비준 등을 통해 남북관계의 새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주민 최고위원은 접경지역에서 대북전단을 살포하는 것은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우려한 뒤 “하루 속히 입법처리(대북전단 금지법) 절차가 진행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반면 박용진 의원은 북한의 이번 조치를 두고 “반성 좀 해야한다”며 김 최고위원과 비슷한 취지의 소신발언을 내놨다. 박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북으로서는 새로운 세팅을 하기 위해 일단 초강경 상태로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있다)”며 “그런데 저로서는 기분 나쁜 건, 다른 여러 가지 핑계도 많을 텐데 무슨 대북 전단지 얘기, 흔히 ‘삐라’ 라고 하는데, 그걸 가지고 화를 버럭버럭 내면서 저러나(싶다)”고 비판했다.
그는 “종이떼기 몇 개 날아간다고 북한 체제가 흔들리는 모양이구나(하는 생각이 든다)”며 “종이 몇 장 날아가서 체제가 흔들리면 그 체제를 반성하셔야 되고 오히려 내부를 들여다봐야 되고 혹시나 이런 걸 주워서 보고 우리 위원장을 의심하나? 이런 걱정을 해야 될 정도면 오히려 북한 내부에 대해서 반성해야 될 타임 아니냐, 이런 생각이 든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역지사지를 해보면, 북한 중앙방송에서 우리 대통령에 대해 입에 담지 못할 이야기를 하고, 그걸 고스란히 우리 방송에서 다 보도를 하는데 그런 얘기를 듣고 흔들리는 대한민국 국민이 있느냐”며 “그러니까 자기 체제에 자신감을 가져야지 상대방이 하는 선전선동에 저렇게 민감하면 평화롭게 잘 풀어가려고 노력하는 대화파들이 어려워지고 더불어민주당도 어려워진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대북전단 살포금지 입법화에 대해선 기본적으로 찬성한다면서도 “법으로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선적으로 대한민국의 국민이고 단체니까 국민 안전 문제에 대해 협력, 협조해 달라고 당부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대북전단 살포를 저지하기 위한 입법을 진행하는 데 이어 4·27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