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이 6·10 민주항쟁 33번째 기념일을 맞아 현장 경찰관이 지켜야 할 ‘경찰관 인권행동강령’을 선포했다. 그 동안 이뤄진 경찰의 과오를 반성하고 민주ㆍ인권경찰로 발돋움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경찰청은 1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경찰관 인권행동강령 선포식’을 개최했다. 인권행동 강령은 경찰관이 직무수행 과정에서 국민 인권 보호를 위해 지켜야 하는 행동 기준이다.
10개 조항으로 구성된 강령에는 △국민이 국가의 주인임을 명심 △물리력은 엄격한 요건하에 필요 최소한의 범위에서 행사 △ 무죄추정 원칙·가혹행위 금지 △인권 침해 행위 지시·강요받았을 경우 거부 △성별·종교·인종 등을 이유로 차별 금지 등의 내용이 담겼다.
선포식에는 민갑룡 경찰청장과 경찰청에 근무하는 경정급 이상 간부 전원이 참석했다. 현장경찰관 대표 10명과 경찰청장 등 참석자 전원이 강령 10개 조항을 낭독하며 인권보호 의지를 다짐했다.
민 청장은 “과거 아쉽고 안타까운 순간이 없지 않았다. 권력을 남용하고 국민 마음에 생채기를 안겨주기도 했다”며 “6·10 민주항쟁 기념일을 맞아 경찰의 지난날을 반성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권행동 강령이 단순한 선언에 그치지 않고 경찰관의 행동으로 이어지도록 노력하겠다”며 “앞으로 치안 현장이 곧 인권 현장으로 평가받는 날까지 개혁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민 청장은 전날 연세대 신촌캠퍼스에서 열린 고(故) 이한열 열사 33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에게 경찰을 대표해 사과하기도 했다. 이한열 열사는 연세대 경영학과에 재학 중이던 1987년 6월 9일 경찰이 규정을 어기고 직사(직접 사격)로 쏜 최루탄을 머리에 맞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