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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버핏이 맞았다?"…델타항공 주가 반등 어려운 4가지 이유

JP모건 분석

유나이티드·델타 11% 하락

공항에 늘어서 있는 델타항공 비행기들./로이터연합뉴스공항에 늘어서 있는 델타항공 비행기들./로이터연합뉴스



최근 경제재개에 대한 기대감으로 급등했던 미국 항공사 주식들이 다시 떨어진 가운데 주가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0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JP모건의 애널리스트인 제이미 베이커는 이날 항공주 상승세가 더이상 지속될 수 없다며 이에 대한 근거를 4가지 제시했다. 이 같은 진단이 나온 후 이날 아메리칸에어라인(AAL)이 8.2% 급락했으며 유나이티드항공은 11.02% 떨어졌다. 델타항공 주가도 11% 하락했다.




1)가을 되면 승객 다시 감소

항공주의 반등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가을이 되면 항공 수요가 누그러질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그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발이 묶였던 항공편들이 경제재개와 맞물려 뜨기 시작했으며 여름 휴가철이 되면 항공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가을이 되면 이 같은 개선세는 다시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베이커 애널리스트는 “가을철의 기업 출장 수요만으로는 여름 동안의 여행 수요를 채우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2) 밸류에이션 부담도

아울러 항공 섹터의 최근 주가 급등이 업종의 밸류에이션을 고려할 때 지나치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미국 저가 항공사인 제트불루의 주가는 15.59달러로 한달 만에 71.5% 상승했다. 이는 베이커 애널리스트가 제시한 목표치인 11달러보다 13%나 높은 수치다. 베이커 애널리스트는 “효과적인 코로나19 백신이 나오지 않는 한 최근의 주가 급등은 시장에 오히려 부담감을 안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메리칸에어라인 비행편./AFP연합뉴스아메리칸에어라인 비행편./AFP연합뉴스




3) 정부 지원으로 주가 희석?

항공산업에 대한 미국 정부의 지원이 결국 주주가치 희석의 결과를 낳을 것이란 우려도 있다. 미국 재무부는 델타항공, 아메리칸항공, 유나이티드항공, 사우스웨스트항공 등 주요 항공사 10곳과 고용 안정을 목적으로 총 250억달러(약 30조원) 규모의 지원방안을 마련하면서 항공사가 주식 일부를 재무부에 파는 조건을 달았다. 이 조건대로 지원이 이뤄질 경우 일부 항공사들이 신주 발행을 늘리는 결과를 낳게 되면서 주주가치 희석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4)고용부담 여전해

일단 항공사 직원에 대한 정부의 지원 프로그램이 만료될 경우 항공사들이 가을부터 항공편 스케줄을 다시 짤 것이란 불확실성도 남아 있다. 항공사들이 올해 가을 들어 감소하는 여행 수요와 인건비 부담 등을 고려해 항공편 운영 횟수 등을 축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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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분석에 힘이 실리면서 미국 항공주의 가격이 계속 하락할 경우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의 항공주 손절매 이슈가 다시 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버핏 회장은 지난 2일 연례 주주총회에서 버크셔 해서웨이가 올해 1·4분기 497억달러(약 59조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며 항공주 등의 대규모 주식 평가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아메리칸·델타·사우스웨스트·유나이티드항공 등 미국 4대 항공주를 전량 매도했다고 전하면서 “항공산업 미래가 매우 불확실하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시장에서는 항공주 투자 손실로 비핏 회장의 ‘투자의 귀재’라는 명성에 금이 갔다는 평가가 나왔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로이터연합뉴스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지난 5일 버핏의 항공주 전량 매도에 대해 “그는 평생 늘 옳았다”면서도 “때로는 버핏과 같은 사람도 실수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들은 항공주를 계속 보유했어야 했다”면서 “항공주는 오늘 지붕을 뚫었기(급등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전 세계에서 주요 항공사들의 파산이 잇따르면서 항공산업을 둘러싼 위기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26일 중남미 최대 항공사인 라탐항공그룹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중남미 두번째 규모 항공사인 아비앙카가 파산신청을 한 지 10여일 만이다.

김기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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