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마켓

트럼프가 연준보다 경기 잘 읽는다고? 파산 전까지는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연준, 종종 틀려 3분기부터 좋을 것”

과거 무리한 차입경영으로 수차례 파산

백악관 입성 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은 듯

자신이 연준보다 경기 분석력이 뛰어나다는 점을 강조한 트럼프 대통령 트윗. 경영인으로서 동물적 감각이 있겠지만 과거의 경험을 보면 그리 날카로운 것 같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흥미로운(?) 글을 하나 올렸습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관한 것인데요.

내용인 즉 이렇습니다.

“연준은 종종 틀린다. 나는 그들(연준)보다 더 잘 숫자를 볼 수 있다. 우리는 3분기에 좋을 것이고 4분기는 더 좋을 것이며 2021년에는 우리가 겪었던 최고의 해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다. 우리는 곧 백신과 치료제를 갖게 될 것이다. 그게 내 의견이다. 지켜볼 것.”

정리하면 자신이 연준보다 경기 흐름을 잘 읽는데 3·4분기부터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이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며 경기회복 과정이 길어질 것임을 시사한 데 따른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보입니다.


기업인들은 동물적 감각을 갖고 있습니다. 돈 냄새를 맡는다고 하지요. 남들은 움츠러들 때 투자에 나서 큰 성공을 거두기도 합니다. 다 맞지는 않지만 기업인들은 전쟁터에서 살아남기 위해 터득한 그들만의 육감이 있습니다. 경제학자들은 갖고 있지 않은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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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어떨까요? 과거만 놓고 보면 그런 것 같지 않습니다. 유명 부동산 개발업자로 지난 1990년대 초 부동산 거품이 빠지면서 92억달러의 빚을 진 트럼프는 파산 직전까지 몰렸지만 1990년대 후반 부동산 가격이 회복되면서 가까스로 살아났습니다. 이후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갔지만 초호화로 꾸민 카지노 호텔인 트럼프 타지마할은 10억달러가 투입됐음에도 1년 뒤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해야 하는 처지가 됐고 트럼프 플라자와 트럼프 캐슬도 같은 길을 걸었습니다. 2004년 8월에는 채권단과 5억4,400만달러 규모의 채무재조정을 마무리하기 위해 파산보호 신청을 하기도 했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사업 확장기인 1985년부터 1994년까지 약 10년 간 11억달러가 넘는 사업 손실을 입었다고 보도한 바 있는데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했던 뉴저지 애틀랜틱시티의 타지마할 카지노 리조트. /위키피디아


실패 경험이 있다고 해서 모두가 경제 상황을 못 읽는다고 낙인찍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당시 트럼프는 자신의 실패를 “애틀랜틱시티 전체를 덮친 불황 때문”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자신의 경영에 문제가 없음을 항변하기 위한 것 같은데 이 말 자체가 스스로 경기를 제대로 읽지 못했음을 시인하는 꼴입니다. 업황과 경제 상황을 잘 들여다봤다면 무리한 차입을 하지도 않았을 겁니다. 카지노 사업을 확장할 때만 해도 “돈을 빌려줄 곳이 넘친다”며 차입경영을 해왔던 그입니다. 트럼프가 과도한 부채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증언도 있는데 이는 그가 경기에 무지하거나 관심이 없다는 뜻입니다.

지금은 시간이 흘렀으므로 안목이 더 좋아졌을 수는 있겠습니다. 백악관의 참모들도 기업인일 때와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죠.

하지만 출중한 경제 가정교사들도 뭐든지 할 수 있는 건 아닌가 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경제분석력을 과시한 이날 다우지수는 6.9% 폭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과 나스닥은 5%대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경제를 읽는 감각이 나아졌다면 최소한 이날은 피했을 텐데 말이죠.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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