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달간 부침 없이 상승 랠리를 펼친 코스피가 이번 주 방향을 틀었다. 이번 주 초반 2,200선 부근에서 강보합세를 보였던 코스피는 11일부터 하락세로 전환했다. 그간 경기회복 낙관론에 의지해온 코스피가 잠시 숨고르기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12일 뉴욕 증시가 폭락하는 등 증시의 변동성이 심화되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심리도 냉각시켰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 그 자체가 직접적으로 증시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아니다. 그동안 상승 랠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우려했던 실물경제의 저성장과 단기간 정상 경기로 복귀가 어렵다는 사실을 파월 의장 발언을 통해 드디어 의식하기 시작한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윤영교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2·4분기 실적 시즌이 눈앞으로 다가오며 시장 랠리에 대한 정당성이 있는가에 의문이 FOMC를 통해 부각됐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증권가는 당장 내주 단기 조정 가능성을 열어두는 분위기다. 1,500선에서 2,200선 가까이 뛰어오르며 차익 매물이 출회할 수 있고, 실물경기와 괴리가 장기간 지속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2,200은 코로나19 조정 이전 수준으로 회귀한다는 점에서 가격 부담을 느낄 구간”이라며 “미국 코로나 2차 확산 우려로 국내 주식시장도 속도 조절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윤 연구원도 “5~6월 경제지표가 바닥이라는 점이 확인되고 2·4분기 실적 시즌이 어느 정도 진행된 7월 하순께 시장은 안정적인 상승세를 재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증시가 급락세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증권가의 예상이다. 빈주먹으로 코로나19 펀치를 맞은 3월과 달리 풍부한 유동성과 조정 국면을 기다려온 투자자금이 증시를 뒷받침하기 때문이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단기 조정 가능성은 있지만 3월과 같은 급락 가능성은 높지 않다”면서 “현재 각국이 내놓은 통화·재정 정책은 유례없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주 원·달러 환율이 석 달 만에 1,200원 아래로 떨어졌다가 지난 12일 소폭 상승하면서 1,203.80원에 마감했다. 코로나 19 재확산 우려로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진 탓이다. 본격적인 달러화 약세는 올해 말께가 돼야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혜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패권 경쟁 속 미국이 중국 성장에 유리할 수 있는 약달러 정책 활용 가능성이 낮고 중국도 위안화 강세를 적극 용인하기 쉽지 않다”면서 “중장기적으로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에는 동의하지만, 그 시점은 4·4분기는 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증권가에서는 큰 반전이 없으면 다음 주 2,200선 위로 추가적인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큰 폭의 변동성 없이 현재의 지수 수준에서 횡보할 것으로 예측된다. NH투자증권은 다음 주 KOSPI 주간 예상 밴드를 2,050~2,130 수준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