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살 여자 초등학생을 잔인하게 학대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의붓아버지가 감정 표출 없이 태연하게 경찰 조사를 받는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계부는 이날 경남 창녕경찰서에서 진행된 2차 조사에서 학대 혐의에 대해 상당수 인정했다. 경찰은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던 1차 조사와 달리 계부가 수사에 적극 협조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주말이나 내주 초 이들 부부의 구속 여부가 정해질 것”이라며 “피해자인 A양 진술을 토대로 이들의 혐의를 철저히 입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의붓아버지가 출석 요청에 불응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체포영장을 발부키로 했다. 의붓아버지는 검은 모자에 흰 마스크를 쓰고 반소매 티셔츠에 검정 트레이닝복 바지 차림이었다. 비교적 건장한 체격의 의붓아버지는 경찰에 연행되는 내내 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고개를 푹 숙여 얼굴을 확인하기 힘들었다.
포토라인에 선 의붓아버지는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경찰은 현재까지 계부만 한 차례 조사를 했다. 애초 경찰은 지난 11일 부부를 소환해 조사하려 했지만, 전날인 10일 A양의 의붓동생 3명에 대한 법원의 임시 보호 명령이 내려지자 항의하며 자해·투신 소동을 벌여 응급 입원이 되는 바람에 무산됐다. 계부와 함께 A양을 학대한 혐의를 받는 친모는 건강 문제로 추후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한편 이들 부부에게 학대 당한 A양은 지난달 29일 집에서 탈출해 잠옷 차림으로 창녕 한 도로를 뛰어가다 주민에 의해 발견돼 구조됐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 부부는 A양을 쇠사슬로 목을 묶거나 불에 달궈진 쇠젓가락을 이용해 발등과 발바닥을 지지는 등 고문 같은 학대를 자행한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