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北도발 위협에도 美트럼프 '강 건너 불구경'... "미군 의무 아냐"

"먼 나라 오래된 갈등해결은 美책무 아냐"

공교롭게 김여정 담화 직후 미국 육사 연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한 먼 땅에서 벌어지는 갈등 해결은 미국의 의무가 아니다”라는 발언을 내놓았다. 남북관계를 콕 집은 건 아니지만 북한 김여정 담화 직후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그의 생각에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뉴욕주에 위치한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 졸업식에 참석해 “미군의 책무는 먼 나라에서 벌어지는 오래된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의 적들로부터 미국을 지키는 것”이라면서 “끝없는 전쟁의 시대를 끝내겠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세계의 경찰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우리 국민이 위협받는다면 우리는 결코 행동하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은 공교롭게 김여정이 대남 군사도발 의지를 확실히 하는 담화를 낸 직후에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이 주독미군 철수 계획을 둘러싸고 비판론이 대두한 가운데 나온 것으로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시리아에서 철군한 바 있으며 전 세계의 동맹들을 대상으로 미군 주둔 비용을 더 내라고 압박하는 상황과 연관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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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연합뉴스김여정. /연합뉴스


앞서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이 남북 연락 채널을 차단한 데 대해 “북한의 행보에 실망했다”고 밝힌 바 있다.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은 이에 대해 11일 “입 다물고 제 집안 정돈부터 하라”고 경고했고 리선권 북한 외무상은 12일 “다시는 아무런 대가도 없이 미국 집권자에게 치적 선전감 보따리를 던져주지 않을 것”이라고 악을 썼다.

김여정은 13일 밤 담화에서 “위원장 동지와 당과 국가로부터 부여받은 나의 권한을 행사해 대적사업 연관 부서에 다음 단계 행동을 결행할 것을 지시했다”며 “다음번 대적행동의 행사권은 우리 군대 총참모부에 넘겨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머지 않아 쓸모없는 북남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며 “확실하게 남조선 것들과 결별할 때가 된 듯하다”고 덧붙였다.


윤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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