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쪼그라든 건축 시장서 진가 드러낸 '로이유리'

정부 건축물 에너지효율 강화로

단열 성능 높은 '로이유리' 인기

유리시장 위축 속 생산량 증가세

로이 유리로 꾸민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건물. /서울경제DB로이 유리로 꾸민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건물. /서울경제DB



전반적인 건축 시장 위축으로 연간 7,000억~8,000억원 규모의 유리 시장이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일종의 코팅유리로 에너지 효율이 높은 로이(Low-e) 유리는 지속적인 성장세다.

올해 시장 규모가 2,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로이유리는 전체 유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30%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열효율이 높은 건물을 짓도록 한 강력한 정부 규제에 꾸준히 외형을 불리고 있다. 특히 여름철 계절 수요까지 겹쳐 유리 업체들 사이에선 “이제 믿을 건 로이 유리”라는 말까지 나온다.


14일 건자재 업계에 따르면 로이 유리의 성장세가 건설 경기 악화 속에서도 도드라진다. 유리는 건설경기의 영향이 절대적이다. 건설이 호황이던 지난 2015년 기준 8,000억원에 육박했던 국내 유리 시장은 올해 7,000억원까지 쪼그라들 것으로 보인다. 5년 새 전체의 12.5%인 1,000억원 시장이 사라진 셈. 같은 기간 6,2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시장이 줄어든 판유리의 부진이 결정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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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로이 유리는 5년간 외형이 200억원 커졌다. 건설경기 불황 속에서 얻은 성과라 의미가 적지 않다. 최근 생산 물량 규모도 전년 대비 10% 이상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CC글라스의 로이 유리 등 다양한 유리 제품. /사진제공=KCCKCC글라스의 로이 유리 등 다양한 유리 제품. /사진제공=KCC


특히 정부가 건축물 에너지절약 로드맵을 발표해 시장 전망은 더 밝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올해 1,000㎡ 이상 신축 공공 건축물에 ‘제로 에너지 인증’을 의무화했고, 2025년에는 500㎡ 이상 공공건축물과 1,000㎡이상 민간 건축물, 30세대 이상 공동주택도 규제 대상에 포함 시켰다. 단열성능을 끌어올려야 하는 제로 에너지 인증을 획득하려면 일반 판유리를 코팅 처리한 로이유리를 사용해야만 한다. 업계의 한 임원은 “건축물 에너지절약에 대한 제도 변화가 유리 업계의 가장 큰 화두”라며 “건축물에서 창호를 통해 빠져나가는 냉난방 에너지를 잡는 것이 관건인데, 고단열을 위한 로이유리의 사용이 큰 폭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로이 유리는 KCC 글라스, 한글라스, LG하우시스 등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KCC글라스가 연 매출 1,200억원 남짓으로 1위를 달리고 있고 최근 부쩍 존재감을 키운 한글라스가 추격하는 양상이다. 3강 체제가 확고해 다른 업체는 명함을 제대로 내밀기 어렵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법·제도 강화로 고기능성 코팅유리 시장이 유리 시장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본다”며 “난방에너지뿐만 아니라 냉방에너지의 절감까지 고려한 더블로이유리, 트리플로이유리, 로이삼중유리, 진공유리 등 에너지 절약을 위한 기능성 유리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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