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해외 부동산 펀드의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임대료 수입도 줄어드는 데다 자산매각 지연 등이 발생하면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당국이 증권사들의 해외부동산 투자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공·사모 해외부동산 펀드에 대한 점검 수위도 높일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해외부동산 펀드 설정액은 56조7,442억원이다. 해외부동산펀드는 지난 2017년 30조903억원 수준이었으나 금리가 낮아지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해 약 두 배 가까이 몸집을 불렸다.
해외부동산 펀드가 이처럼 주목받게 된 건 저금리 기조 때문이다. 부동산펀드는 대개 일정 기간마다 배당(임대료)을 지급하고 만기가 되면 건물을 매각해 이익 또는 손실을 보는 구조다. 그동안 배당수익률이 은행 예금에 비해 높아 투자자들 사이에서 중위험·중수익 투자상품이라는 인식이 높았다. 하지만 2017년께 설정된 부동산 펀드의 만기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돌아오는 상황에서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퍼지며 문제가 커졌다. 지금까지는 5% 안팎이던 해외부동산 펀드의 수익률이 연초 이후 1% 미만으로 내려앉은 데다 부동산 자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투자자 수익이 더 나빠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 것. 이런 이유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근 자사의 브라질 펀드인 ‘미래에셋맵스프런티어브라질월지급식부동산투자신탁1호(분배형)’의 운용보고서에 “시장 임대료 추이를 분석해 주요 임차인의 3년차 임대료 조정 협의를 최대한 유리하게 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해당 운용보고서는 “코로나19로 세계적 원자재 수요와 생산이 감소하면서 브라질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돼 헤알화 환율이 221.74원을 기록했다”며 “해당 자산 내 임차인들은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자 금융당국도 자산운용사의 부동산 펀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주요 자산운용사에 금융회사 직통자료제출시스템망(CPC)을 통해 해외부동산펀드 보유 현황과 투자 상황 등을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 당국 관계자는 “증권사에 대해서는 상품 재매각 과정을 포함한 부동산 투자와 관련한 전사적 리스크 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있다”며 “자산운용사 역시 해외부동산 펀드가 올해 중점 검사 항목인 만큼 해외투자펀드를 설계, 운용, 환매하는 과정에서 내부 통제가 적정한지 살피고 코로나19로 현장 실사는 어렵지만 펀드 손실을 막기 위한 리스크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는지 여부를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