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무력도발까지 예고하는 등 남북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는 가운데 범여권 내에서 대북특사를 파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까지 대북특사를 자청하면서 현실화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설훈 최고위원은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대북특사 파견을 비롯해 모든 카드를 검토하며 위기 증폭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설 최고위원은 “김대중 정부의 6·15 남북공동선언은 노무현 정부의 10·4 선언, 문재인 정부로 계승됐다”며 “최근 북한의 군사행동 예고로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지만 평화와 번영은 오직 대화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박지원 단국대 석좌교수 역시 대북특사 파견을 제안했다. 박 교수는 이날 오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북한과) 연락이 안되더라도 공식 외교 라인을 가동해 방호복을 입고라도 특사들이 만나야 한다”며 대북특사 파견을 촉구했다. 이어 “지금 우리 정부가 차분하게 대응은 잘하고 있는데 할 일이 없다”며 “통신선이 모두 단절돼 전화도 못하고 코로나 때문에 만나지도 못하고 미국의 설득 역시 필요한데 가지도 오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전날 박 교수는 SNS를 통해 “김여정 제1부부장이 ‘대적행동 행사권을 총참모부에 넘겨주면 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 했다“며 ”우리정부에서도 차분하게 외교라인을 작동해 특사파견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북한당국도 우리정부 조치를 신뢰하고 파괴나 도발은 절대 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20년 북한은 변하지 않았는데 우리만 퍼주기 했다고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다”며 “북한은 6·15 이후 개혁 개방의 길로 접어들어 시장경제가 시작됐다. 부자 남측 도움으로 잘 살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고 대미 적대감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 같은 대북특사 제안은 야권에서도 필요성을 점차 인정받는 분위기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어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개최했다는데 결론은 무엇이냐.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의례적인 말만 계속하며 대통령의 침묵이 계속되면 북한의 협박은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고 지적하면서도 “외교라인과 대북라인을 총동원해 평양특사 파견을 추진해야 한다. 저도 정부가 필요하다 판단해 요청한다면 특사단의 일원으로 갈 용의가 있다”라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