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총선 끝나자 종부세 완화 없던 일로…국민 속였나

정부가 20대 국회에서 처리되지 않은 종합부동산세 강화법안을 9월 국회에 다시 제출하기로 했다. 이 법안은 공시가격 9억원 이상 주택에 부과되는 종부세율을 1주택자에 대해 0.1~0.3%포인트 올리도록 했다. 또 1년 미만 보유주택에 대한 양도세율을 40%에서 50%로 인상했다. 정부의 이런 방침은 4·15총선 때 상당수 여당 의원들이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완화 방침을 약속한 것과 정면 배치된다. 총선 당시 서울 강남·용산·양천과 경기 분당 지역 민주당 출마자 14명은 종부세 부담 완화를 공동공약으로 내걸었다. 당시 정세균 총리와 이낙연 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도 1주택자의 종부세와 관련해 “부분적 완화는 가능하다”고 말한 바 있다.


유권자의 표를 달라고 호소할 때는 종부세 완화 공약을 내세우더니 선거가 끝나자 언제 그랬냐는 듯 내팽개쳤다. 정부 여당은 오히려 종부세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제아무리 공약이라도 불가피한 사정이 있다면 바꿀 수 있다. 그렇더라도 국민에게 사과하고 양해를 구해야지 이렇게 아닌 밤중에 홍두깨 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 미래통합당은 이미 강남 3구 지역구를 둔 의원들을 중심으로 종부세 완화법안을 제출해 국회에서의 갈등은 불을 보듯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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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종부세 강화법안 재추진은 최근 다시 꿈틀대고 있는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무려 20번에 걸쳐 내놓은 부동산대책에서 알 수 있듯이 규제만으로는 집값을 잡지 못한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갭투자만 해도 지난해 12·16대책으로 대출을 규제하자 매매수요가 막히는 대신 전세보증금이 오르면서 나온 현상 아닌가.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강화는 은퇴 이후 연금으로 생활하는 고령자에게 세금폭탄이 될 것이다. 다른 무엇보다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려면 시장 논리에 맞춰 공급을 늘리는 정공법을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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