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롯데케미칼-한화종합화학, '적과의 동침' 배경은?

롯데, '비전 2030' 달성 위해 수익성 강화

한화종화는 운휴 중이던 생산라인 재가동

양사 공장 울산에 있는 점도 영향 미쳐

임병연(오른쪽)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대표와 임종훈 한화종합화학 대표가 15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고순도 테레프탈산(PTA) 업무 협약식’을 열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케미칼임병연(오른쪽)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대표와 임종훈 한화종합화학 대표가 15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고순도 테레프탈산(PTA) 업무 협약식’을 열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011170)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한화종합화학과 손을 잡았다. 같은 제품을 생산하며 경쟁하던 한화종합화학과 협력하게 된 것은 2030년까지 ‘글로벌 톱7’ 화학사가 되겠다는 롯데케미칼의 ‘비전 2030’과 관련이 깊다.

롯데케미칼과 한화종합화학은 15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고순도 테레프탈산(PTA) 공급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PTA는 합성섬유 및 페트병의 중간원료다. 울산공장에서 연간 60만톤의 PTA를 생산하던 롯데케미칼은 다음 달부터 한화종합화학에서 연간 45만톤 규모의 PTA를 공급받기로 했다.

최근 중국에서 대규모 PTA 증설이 이뤄지면서 국내 기업 간의 경쟁은 무의미해졌다는 게 양사의 판단이다. 이번 협약으로 한화종합화학은 운휴 중이던 울산공장 PTA 생산설비를 재가동하게 됐고 롯데케미칼은 고부가 제품인 고순도 이소프탈산(PIA) 생산설비 전환으로 수익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


PIA는 PET, 도료, 불포화 수지 등의 원료로 사용된다. 전 세계에서 7개 업체만이 생산할 수 있는 고부가 제품이다. 그 중 롯데케미칼은 연간 52만톤의 PIA를 생산해 글로벌 점유율 1위에 올라 있다. 지난해 말에도 울산공장에 500억원을 투자해 PTA 생산라인을 PIA로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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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바탕으로 수익성을 강화한다는 게 롯데케미칼의 전략이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2030년까지 매출 50조원, 영업이익률 15%를 달성해 글로벌 톱7 화학사에 오르겠다는 ‘비전 2030’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 매출 약 15조원, 영업이익률 7.3%를 기록한 롯데케미칼이 ‘비전 2030’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포트폴리오 강화와 원가 절감이 필수적이다.

롯데케미칼과 한화종합화학 공장이 모두 울산에 있어 원료를 쉽게 주고받을 수 있다는 점도 양사의 협력에 영향을 미쳤다. 임병연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대표는 “급격히 변화하는 산업환경에서 경쟁 관계도 언제든 협력 관계로 변할 수 있다”며 “양사 간 유연한 생각과 행동이 기업 경쟁력 향상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종훈 한화종합화학 대표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석유화학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위기에 대응하고자 기업이 자율적으로 뜻을 모아 협력을 추진한 사례”라며 “상생으로 양사의 한계를 극복하고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박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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