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무부가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일부 완화한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화웨이와 거래하는 자국 기업의 차세대 5G 네트워크 국제표준 구축 관련 협력을 허용할 것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로이터는 상무부와 기타 기관들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규칙 변경에 서명했으며 지난 12일 연방관보에 보내 이르면 16일 공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윌버 로스 상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미국은 글로벌 혁신에서 리더십을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기술이 국제표준이 되도록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미국 산업계를 장려해 미국의 국가안보와 외교정책의 이익을 보호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미국 정부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화웨이를 상무부의 수출규제 블랙리스트에 올렸으며 이후 자국 및 미국 기술을 사용하는 해외 업체가 화웨이에 제품을 수출하는 것을 제한한 바 있다.
다만 업계와 정부 관계자들은 이번 규칙 변경을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의지가 약해지는 것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번 변경은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린 것이 오히려 미국의 표준 설정 작업에서 역효과를 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기업들은 서로 다른 기업의 장비가 함께 작동하도록 개발하고 있는데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두는 것은 이 과정에서 미국을 뒤처지게 한다는 분석이다. 이런 점을 고려해 미 기업의 5G 네트워크 표준 설정 작업에서의 협력을 허용한다는 것이다.
이번 규칙은 미국 기업과 국회의원 등의 우려에 따른 것이라고 로이터는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나오미 윌슨 미 정보기술산업협의회(ITIC) 아시아정책담당은 “2019년 5월 발표된 블랙리스트에 따른 갈등으로 미국 기업들이 일부 기술표준 대화에서 밀려나 전략적인 불이익을 받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