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미래 상업용 차량의 일종인 목적기반모빌리티(Purpose Built Vehicle·PBV)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는 2030년 전 세계 자동차 수요의 2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PBV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발 빠른 행보다.
기아차(000270)는 16일 송호성 기아차 사장이 광주공장과 광주지역 특장 전문 업체를 찾아 국내 PBV 관련 생태계를 점검했다고 밝혔다. 기아차는 군용 차량을 비롯한 특수차량 생산라인을 갖춘 광주공장에서 고객의 다양한 목적에 적합한 차량을 개발해 납품하고 있다. 다양한 서비스 목적을 맞춤형으로 수행하는 미래 상업용 차량인 PBV의 개념을 고려하면 기아차는 이 같은 특수차량 사업 경험을 통해 PBV 사업에 필요한 핵심역량을 이미 일부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송 사장은 이날 광주 하남공장의 특수차량 생산라인을 면밀히 둘러본 뒤 “기아차가 가지고 있는 특수차량 사업 유산을 기반으로, 물류 등 기업 고객들의 다양한 요구에 맞는 차량과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사장은 이날 광주지역 특장 전문 업체인 ‘코비코’를 방문해 PBV 사업 협업 가능성을 살피기도 했다. 코비코는 군의 특수 요구에 맞춰 군용 카고, 군용 중량물 운반차, 군용 구급차 등의 운전실 및 적재함 등을 제작하는 기업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이번 송 사장의 현장 행보에 대해 “광주지역 PBV 연관 네트워크 점검을 통해 PBV 전략을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기반을 다지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기아차는 올해 1월 중장기 미래 전략 ‘Plan S’를 공개하며 전기차와 모빌리티 솔루션을 양대 축으로 하는 미래 사업으로 과감한 전환을 하겠다고 천명했다. 특히 차량공유·상거래 등의 확대로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PBV 시장에서 선도적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기아차는 지난 1월 PBV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신사업추진실’을 신설한 데 이어 영국의 상업용 전기차 전문 업체 ‘어라이벌(Arrival)’에 전략 투자를 실시해 도시에 특화된 소형 상용 전기차 개발을 위해 상호협력하기로 했다. B2B 중심의 PBV 시장은 전자상거래 활성화, 차량공유 확대, 자율주행 기반 신규 비즈니스 모델 등장 등으로 2030년에는 전 세계 자동차 시장 수요의 2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아차 관계자는 “PBV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차량 제공뿐 아니라 운행을 지원하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종합 모빌리티서비스로 PBV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카헤일링 등으로 대표되는 모빌리티 사업자와 전자상거래 확대로 인해 급성장 중인 배달 및 택배 사업자가 주요 고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기아차는 니로EV·쏘울EV 등 기존 전기차의 PBV 별도 모델을 운영하는 동시에 차량공유서비스 전용차, 상하차가 용이한 저상 물류차, 냉장·냉각 시스템이 적용된 신선식품 배송차 등 도심 물류서비스 맞춤 PBV를 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