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대북전단 살포를 빌미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진짜 폭파하면서 사무소에 투입된 우리 세금 액수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100억여 원을 들여 사무소를 개보수하고 최근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추진했지만 결국 잿더미가 되게 됐다. <관련기사> ▶[단독] 文정부, 北김여정 폭파 위협에도 남북연락소 '업그레이드' 강행
16일 정관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018년 9월 문을 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보수에 재료비 34억9,000만원 등 총 97억8,000만원을 들였다. 해당 건물은 본래 개성공단 내 남북교류협력협의사무소로 사용하던 4층짜리 건물이었다.
또 통일부는 이달 초부터 총 5,860만원을 들여 사무소 시스템을 사실상 통째로 교체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해당 사업에는 그룹웨어 구축에 필요한 하드웨어·소프트웨어는 물론 전자결재 시스템, 별도 포털, 게시판, 메일, 업무용 메신저 등이 모두 포함됐다. 특히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폭파를 경고한 데 이어 지난 9일 이미 모든 남북 연락선이 끊겼는데도 12일 사업자 입찰 재공고를 올려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사무소는 올 1월30일부터 이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한 북한의 요청으로 남북 상주 인원이 모두 철수해 지난 8일까지 서울과 평양 간 하루 두 차례 전화통화만 진행했다.
김여정의 지시로 결국 사무소가 폭파되면서 그간 정부가 투입했던 우리 자산은 한 순간에 사라지게 됐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조치가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의 후속 조치로 남북이 체결한 ‘투자보장에 관한 합의서’, 북한법인 ‘개성공업지구법’, 연락사무소 개소 직후 작성한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구성·운영에 관한 합의서’ 등에 저촉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북한과 교류 재개를 원하는 우리 정부의 성향과 어떤 상황에서도 남측의 잘못을 먼저 걸고 넘어지는 북한의 성향 상 보상이 이뤄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