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17일 우리나라가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23위로 5계단 오른 것과 관련해 “전반적인 지표의 개선은 지금까지의 구조개혁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한국은 이번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총 63개국 중 23위를 차지했으며 이는 2000년 이후 최대폭 상승이자 2011∼2013년 기록한 최고 순위 22위에 근접한 순위다.
김 차관은 이날 오전 산업은행 별관에서 ‘제8차 국가경쟁력 정책협의회’를 열고 “전반적으로 좋은 결과”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자칫 지나치게 좋은 면만 부각한다며 자화자찬의 비판도 우려된다”면서도 “평가의 결과나 순위 그 자체보다도 그 근저가 되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며 긍정적 평가를 내놓았다. 김 차관은 “이번 평가는 국가들의 계량화된 2019년 수치와 함께,코로나19가 진행 중이던 2월부터 4월까지의 설문조사의 상대적 순위로 집계됐다”며 “지난해 세계 경제는 글로벌 동반 경기둔화와 미·중간 무역분쟁이 키워드였다. 이번 경쟁력 순위의 국제적 변동이 큰 점이 이를 방증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3위였던 미국은 미·중 갈등에 따른 국제무역 악화와 공공재정, 고용·노동시장 부진 영향에 10위로 내려앉았다. 중국(14→20위)과 일본(30→34위)도 순위가 하락했다.
김 차관은 “우리는 지난해 경기 대응 과정에서 확장적 본예산과 추경 편성 등 적극적 재정정책을 추진했다”며 “이러한 노력으로 IMD의 4대부문 평가 결과 중경제성과 분야는 전반적으로 변함없이 유지되었고, 정부 효율성 분야는 상향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간 꾸준한 정책노력을 기울여 온 취업지원, 실업급여 확대, 교육시스템 개선 등의 결과가 지표의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IMD 국가경쟁력 순위는 4대 분야·20개 부문·235개 세부항목 평가를 바탕으로 매겨진다. 한국은 4개 분야 중 ‘경제성과’만 지난해 수준에 머물렀고 나머지 ‘정부 효율성’, ‘기업 효율성’, ‘인프라’ 분야 순위가 모두 상승하면서 종합 순위가 올라갔다. 다만 김 차관은 “하위 20개 부문 중 고용 부문과 정부 재정이 지난해보다 소폭 악화 된 것은 경제를 지키기 위한 우리의 불가피한 노력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실제로 고용부문 중 실업률(18→20위), 공공부문 고용비중(9→12위) 등의 항목 순위가 하락했다. 재정(24→27위)과 조세정책(18→19위) 순위도 내려갔는데, 특히 재정수지(3→13위), 정부부채 증가율(40→54위) 항목 내림세가 컸다. 확장적 재정 정책의 영향이다.
한편 김 차관은 “하반기 발표될 세계경제포럼(WEF)의 국가경쟁력 지표에 대한 준비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며 “현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 대한 우리의 지속적인 대응이 국가경쟁력에 투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가 절실하다. 통과 즉시 3개월 내 75% 이상이 집행될 수 있도록 사전 준비에 만전을 다하겠다”며 “‘한국판 뉴딜’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세종=하정연기자 ellenah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