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가 선택의 순간을 맞으며 관계 변화를 예고했다.
16일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연출 권영일, 극본 김은정, 제작 스튜디오드래곤/ 이하 ‘가족입니다’)가 6회를 기점으로 새 국면을 맞았다. 시청자 반응 역시 뜨겁다. 6회 시청률이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에서 가구 평균 4.1% 최고 5.0%를 기록, 자체 최고를 경신하며 호응을 이어갔다. (유료플랫폼 전국기준 / 닐슨코리아 제공)
이날 더 이상 거짓된 삶을 살고 싶지 않다는 김은주(추자현 분)의 남편 윤태형(김태훈 분)의 비밀은 거센 후유증을 남겼다. 김상식(정진영 분)은 맞춰지기 시작한 기억 속에 담긴 ‘못난’ 자신의 모습에 괴로워했고, 홀로서기를 준비하던 이진숙(원미경 분)은 자꾸만 떠오르는 남편과의 추억에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여기에 다시 사랑에 빠지려는 순간 들린 마음의 소리에 당황한 김은희(한예리 분)의 모습이 그려지며 이들 가족에게 찾아온 변화에 궁금증을 자아냈다.
남편 윤태형의 비밀을 마주한 김은주는 시어머니를 찾아갔다. 시어머니에게 아들 윤태형의 정체성은 말하지 못한 비밀이 아니라 꺼내서는 안 될 것이었다. 행방이 묘연한 윤태형보다 병원과 평판 걱정뿐인 시어머니를 보며 김은주는 남편이 느꼈을 외로움에 공감했다. 하지만 용서할 수도 없었다.
김은희를 불안하게 만든 ‘슬픈 예감’은 빗겨 가지 않았다. 김은희는 안효석(이종원 분)을 쫓아 소록도로 떠나는 길에 박찬혁(김지석 분)을 동행했다. 아니길 바라면서 찾아온 곳에는 윤태형과 안효석이 함께 있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연인 사이가 아니었다. 안효석의 연인이 윤태형에게 마음을 주면서 둘의 관계는 끊어졌고, 급기야 안효석의 돈을 가지고 뉴질랜드로 떠나버렸던 것. 오해는 풀었지만, 형부를 납득할 수 없는 김은희였다. 왜 언니를 선택했냐는 물음에 윤태형은 “우리 둘 다 가족을 끊고 싶었다. 빚진 마음을 지고 살았고 빚진 기분이 드니 더 싫어졌다”고 고백했다. 채팅창 역시 직접 말할 용기가 없어 일부러 두고 간 것. “말로 하면 그 성격에 이해하려고 노력할까 봐, 내가 얼마나 나쁜 놈인지 모를까 봐”라는 그의 덤덤한 말은 상처만 남은 진심이었다.
김은희가 형부 윤태형에게 원망을 쏟아낼 때 김은주도 소록도를 찾았다. 과거 자신이 박찬혁에게 그랬던 것처럼, 언니는 이미 끝나버린 윤태형이 아닌 김은희를 향해 날 선 말을 내뱉고 있었다. 혼자 끙끙대지 말라는 김은희의 걱정에 “믿을 구석이 있어야 기대지”라는 김은주의 말은 상처였지만, 힘들다는 말 한마디 없이 혼자 감내해왔을 언니를 떠올리며 마음만 아플 뿐이었다. 김은희는 애써 감정을 억누르고 박찬혁을 남겨둔 채 서울로 떠났다.
김은주와 윤태형은 서로에게 상처일 뿐이었다. 아이를 갖기 위해 홀로 아등바등했던 시간이 떠올라 눈물을 터뜨리는 김은주에게 윤태형은 “가족이 지긋지긋하다면서 기를 쓰고 가족을 만들려는 거 가증스러웠다”는 모진 말을 쏟아냈다. 김은주 역시 맘에도 없는 독한 말을 뱉었다. “잘 됐다. 너한테 아무 감정 없다. 그리고 나는 아직 시작도 안 했다”며 차갑게 돌아섰다. 홀로 상처받고 외로웠을 윤태형의 시간을 헤아린 김은주와 나쁜 자신을 이해해 줄까 독한 채팅을 읽어보게 한 윤태형. 서로를 잘 알기에 외면했던 진실, 상처뿐인 진심은 안타까움을 안겼다.
혼자 바닷가를 서성이던 김은주 앞에 박찬혁이 기다리고 있었다. 김은희는 박찬혁의 첫사랑이 김은주였음을 알고 있었다. 김은희가 박찬혁과 함께 소록도를 찾은 이유는 그가 언니의 상황을 알았으면 했고, 곁에서 언니를 위로해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 김은희의 말에 박찬혁은 그 어떤 부정도 긍정도 않고 김은주와 함께 올라가겠다는 말만 남겼다. 힘들 때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 김은주는 큰 위로를 받았다.
한편, “기억이 돌아왔다” 주장하는 김상식의 22살은 생각보다 빨리 끝나는 듯했다. 기억이 완전하지 않지만, 서서히 돌아오고 있었다. 단편적으로 떠오르는 기억 속에 자신은 고집불통에 ‘못난’ 사람이었다. 믿기 싫은 모습에 괴로워하던 김상식은 이진숙에 대한 미안함으로 자책했다. 신경정신과 정기검진 문자까지 받고 나서야 매일 감정 상태를 적던 기억이 났고, 혼란은 가중됐다. ‘졸혼’을 꺼내든 김상식의 마음은 이진숙을 향한 미안함이었던 것. 여기에 홀로서기를 준비하던 이진숙에게도 변화가 찾아왔다. 자꾸만 떠오르는 김상식과의 옛 추억에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멀어졌던 시간을 봉합하게 한 김상식의 시간여행이 이대로 끝을 맺을지, 안타까움을 더했다.
무거운 마음을 안고 서울로 돌아온 김은희에게 임건주(신동욱 분)는 예상치 못한 비밀을 털어놓았다. 지난 1년 동안 메일을 주고받았던 ‘씨즐’이 바로 임건주였던 것. “김은희가 궁금해졌고, 보고 싶어서 왔고, 사랑에 빠졌다”는 임건주의 진심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그의 고백은 김은희를 다시 설레게 했다. 마음을 확인하고 입을 맞추던 그때, 김은희에게 생각지도 못한 동요가 찾아왔다. 두 사람 앞에 김은주와 박찬혁이 탄 차가 멈춰 선 것. “사랑에 빠졌다고 생각하는 순간, 내 마음을 두드리는 또 다른 소리가 들렸다. 제발 네가 아니기를 바라는 간절한 소리”라는 김은희의 속마음은 ‘찐친’ 박찬혁과의 관계 변화를 예고하며 궁금증을 높였다.
윤태형이 투하한 비밀의 후폭풍은 거셌다. 빚진 마음으로 시작된 관계는 상처만 남을 뿐이었다. 윤태형의 외로움과 상처를 이해하면서도, 그를 용서할 수 없었던 김은주. 누구에게도 의지하려 들지 않고 괴로움을 홀로 삭이는 언니를 보며 “내가 옆에 있어 줬다면 달라졌을까”라고 자조하는 김은희의 모습도 현실적인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관계도 급변하기 시작했다. 시작부터 어긋났던 김은주와 윤태형 부부, ‘못난’ 자신과 살아준 아내를 놓아주려는 김상식과 졸혼 결심이 흔들리는 이진숙, 새로운 관계의 정립을 예고한 김은희와 박찬혁까지. 변화하는 관계 속에서 마주한 선택의 순간, 이들이 택한 답은 무엇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매주 월, 화요일 밤 9시 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