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전 자본도 기술도 경험도 없는 한국이 기댈 곳은 6·25 전쟁 당시 우리를 구하러 와준 22개국 벗들뿐이었습니다. 세계 6위 수출강국, 세계 6대 제조강국,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 대한민국은 자유의 가치를 지키려 모인 22개국이 함께 건설한 나라입니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6·25 전쟁 70주년을 맞아 18일 유엔군 참전 22개국 대사를 초청해 이같이 감사를 표했다. 허 회장은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사이먼 스미스 주한 영국대사 등 참전 22개국 대사와 함께 전쟁기념관에 헌화한 뒤 육군회관에서 감사패를 전달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민홍철 국회 국방위원장도 이 자리에 참석했다.
한국은 전쟁 이후 높은 경제 성과를 내며 참전국의 주요 경제협력 파트너가 됐다. 전경련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1961년 24억달러에서 2018년 675배 수준인 1조6,194억달러(세계 8위)로 증가했다. 수출 규모도 3,800만달러에서 6,011억달러(세계 4위)로 1만배 이상 늘어나는 동안 참전국과의 교역규모 비중은 32%에 이르렀다. 한국 해외투자의 42%, 한국에 들어오는 해외투자의 53%를 차지하는 것도 6·25 참전국들이다. 국제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이 된 첫 사례로서 지난해 27억달러 규모의 해외원조를 하는 등 세계의 도움에 화답하는 국가로 변모하고 있다.
허 회장은 이러한 점을 들어 참전국 간 협력의 의미를 되새겼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개방과 협력의 원칙이 파괴되는 등 세계 경제 상황이 엄중하다”며 “지금이야말로 70년 전 한반도에서 전 세계가 함께 증명한 ‘서로 살리는 협력의 파트너십’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이어 “참전국과의 미래지향적 경협 프로젝트를 지속 모색하겠다”면서 “대한민국과 참전국이 함께 성공하고 번영해 나가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간 경제계가 참전국 전원을 초청해 감사 행사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경련은 이달 초 허 회장 명의로 미국 상·하원 135명에게 6·25 전쟁 70주년 감사 서한을 보내고 지난해 6월에는 미국 참전용사 감사 만찬을 여는 등 참전국에 대한 경제계 차원의 감사 사업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한국 경제인들이 그동안 마음껏 비즈니스를 할 수 있었던 바탕은 70년 전 22개국과 함께한 튼튼한 안보였다고 믿는다”며 “코로나19로 조심스러운 상황이지만 지금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참전국에 반드시 감사를 표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행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22개국 대사 전원은 코로나19 가운데서도 조기에 참석을 확정해 한국의 방역 시스템에 대한 높은 신뢰를 보여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