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을 중심으로 퍼지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전까지 옮겨붙으며 신규 확진자가 엿새 만에 다시 50명대로 올라섰다. 수도권과 대전 사이에 뚜렷한 연결고리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방역당국은 코로나19가 드러나지 않은 채 전국에 퍼져 있을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하고 있다.
18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보다 59명 증가한 1만2,257명을 기록했다. 신규 확진자는 지난 12일(56명) 이후 6일 만에 다시 50명대로 올라섰다. 특히 수도권 지역 집단감염이 잦아들기도 전에 대전·충남 지역에서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해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날 정오 기준 대전시 괴정동 ‘힐링랜드 23’와 ‘자연건강힐링센터’ ‘도니마켓’ 등 방문판매업체 관련 감염자는 전날 같은 시간보다 7명 추가돼 누적 18명으로 늘었고 대전시 갈마동 꿈꾸는교회 관련 확진자도 3명 증가한 7명을 기록했다. 두 사례를 더해 대전에서만 2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전에서 발생한 코로나19는 인근 충청권은 물론 수도권까지 퍼졌다. 세종시 조치원에 거주하는 40대 여성은 14일 청주의 한 교회에서 대전 55번 확진자와 함께 예배를 본 뒤 감염됐다. 당시 교회에는 24명의 신도가 함께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충남 계룡시의 60대 부부도 역학조사에서 대전 60번 확진자를 만난 것으로 파악됐다. 대전 51번 확진자와 접촉한 경기 안산 모녀와 서울 강서구 거주자도 감염됐다.
아직 대전 지역 집단감염이 어디서 비롯했는지는 파악되지 않은 것도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수도권 외 지역에 연결고리가 없는 발생이 상당히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며 “전국으로 퍼졌다고 보지는 않지만 그런 아주 나쁜 상황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도권 집단감염 관련 확진자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정부서울청사 본관 구내식당을 방문한 설비 기사가 확진 판정을 받아 식당이 운영을 중단했다. 정부서울청사의 일부 시설이 코로나19 관련 사유로 문을 닫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 교대역 근처 ‘미키어학원’ 강사가 확진돼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고 동작구 중앙대병원은 17일 건강검진을 받은 환자가 같은 날 확진 판정을 받아 검진센터 일부를 폐쇄한 뒤 19일 정상 운영할 예정이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 ‘세븐럭’을 운영하는 그랜드코리아레저(GKL) 직원도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아 서울 삼성동 본사가 폐쇄되고 유태열 GKL 사장도 현재 자택에서 격리 중으로 알려졌다. 서울 관악구 방판업체 ‘리치웨이’ 관련 확진자는 4명 늘어 누적 확진자는 180명이다. 수도권 개척교회 관련해서도 2명 증가한 119명, 서울 도봉구 성심데이케어센터 관련은 3명 증가한 38명이다. 서울 은평구 일가족 감염과 관련해 5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아 모두 12명으로 늘었다.
전날 확진 판정을 받은 전북 전주여고 3학년생과 관련해 학생과 교직원, 학원 등 963명을 검사한 결과 다행히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정부는 여름철 해수욕장 이용객의 밀집을 막기 위해 ‘해수욕장 혼잡도 신호등’ 서비스를 실시간 제공하고 전남에서는 사전에 예약한 사람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해수욕장 예약제’를 시범 실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