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을 겪고 있는 쌍용자동차 매각 작업이 본격화한다.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고 해외 전략적 투자자(SI)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했다. 질곡의 세월을 겪은 쌍용차가 새로운 주인을 만나 부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최근 매각 주관사로 삼성증권(016360)을 선정하고 본격적인 새 주인 찾기에 돌입했다. 이번 매각 작업은 삼성증권의 글로벌 전략적 제휴사인 유럽계IB 로스차일드와 함께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관사 측은 해외 주요 완성차(SI)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매각 마케팅에 돌입할 예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SI를 찾기보다는 해외 SI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재무적투자자(FI) 역시 가능성을 열어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번 매각 대상은 마힌드라가 보유한 쌍용차 지분 74.65%다. 매각 가격은 시총 기준 2,000억원 중반으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하면 2,000억원 후반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 최대주주인 마힌드라는 지난 4월 2,300억원 투자 계획을 철회하며 새 투자자를 찾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이후 마힌드라는 새로운 투자자를 확보하면 대주주로 남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쌍용차는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부터 판매가 부진해 지난 1·4분기까지 1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여기에 완성차 및 반조립 제품(CKD) 수출까지 코로나19 사태로 막히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장 산업은행에 7월 6일까지는 700억원, 19일까지는 200억원 등 총 900억원의 대출을 갚아야 하는 상황이다. 쌍용차는 이로 인해 늦어도 7월까지는 매각 되기를 희망하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매각이 지연될 것에 대비해 산은에 만기 연장 등을 요청 중이다. 다만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17일 “쌍용차가 코로나19 사태로 일시적 유동성 문제를 겪는 것이 아니기에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 지원 대상은 아니다”라며 자구노력 등을 전제로 대출 만기 연장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쌍용차는 허리띠 졸라매기에 돌입했다. 서울 구로동 서비스센터와 부산 물류센터 부지 등 비핵심자산을 매각해 약 2,000억원을 확보했다. 임직원 인건비도 1,000억원 줄인 상태다. 하지만 신규 자금 투입 없는 대출 연장만으로는 정상화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가 보유한 기술력과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가치를 생각했을 때 해외 완성차 기업이 관심을 보일 것”이라며 “정상화가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강도원·서종갑기자 theo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