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하우시스(108670)가 자동차 소재 사업부 매각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 매각에 성공할 경우 최근 중국 화학소재업체 산산에 LG화학(051910) 액정표시장치(LCD) 편광판 사업을 매각한데 이어 올해 두 번째 비핵심 사업 매각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취임 2년을 맞는 구광모 LG 회장이 ‘뉴LG’를 향한 사업부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LG하우시스는 매각 주간사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를 통해 국내 대형 사모펀드(PEF)와 자동차 소재 사업부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트와 범퍼 등을 생산하는 자동차 소재 사업부는 LG하우시스의 ‘아픈 손가락’이다. LG는 지난 2018년 오스트리아 ZKW를 1조4,000억원에 인수하는 등 전장사업을 그룹의 신성장 동력으로 삼은 바 있다. LG하우시스가 2017년 약 550억원 가량에 슬로바키아 자동차 부품기업인 씨투아이(c2i) 지분 50.1%를 인수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하지만 주요 고객사인 현대·기아차가 경영난을 겪으면서 2018년 적자로 돌아선 뒤 지난해엔 218억원까지 영업손실이 커진 상황이다. 한때 60%에 달했던 공장 가동률도 46.8%까지 내려앉았다.
매각 가격은 3,000억원 안팎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LG하우시스 자동차소재사업의 매출 규모는 9,403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29.5% 가량을 차지했다. 보유 자산 비중도 비슷한 수준이다. 이를 LG하우시스 시가총액(18일 기준 5,416억원)에 대입한 뒤 프리미엄을 가산하면 몸값 전망치를 짐작해 볼 수 있다.
노조 문제도 매각 걸림돌 중에 하나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에 가입된 사업장인 LG하우시스 노동조합은 대표적 강성 노조로 꼽힌다. LG는 전통적으로 계열사 매각에서 고용승계를 1순위 조건으로 꼽아왔다.
LG가 이번 매각에 성공할 경우 구 회장 취임 이후 준비해오던 비핵심 계열회사 매각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066570)와 LG유플러스(032640)는 지난해 수처리 사업과 전자결제(PG) 사업을 각각 매각한 바 있다. 이어 한동안 지지부진하던 LCD 편광판 매각이 마무리 되면서 사업 재편에 다시 불을 당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