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차기 국세청장 후보자들의 인사검증 작업에 착수했다. 민갑룡 경찰청장이 다음달 퇴임을 앞두고 있어 대대적인 사정기관장 인사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김현준 국세청장은 지난해 7월 취임했던 만큼 1년 만의 교체가 다소 이른 감은 있으나 최근 기류 변화가 감지된다.
21일 사정기관의 한 관계자는 “경찰 세평팀을 중심으로 후임 국세청장에 대한 인사검증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새 청장 후보는 김대지(행시 36회) 국세청 차장, 김명준(행시 37회) 서울지방청장, 이준오(행시 37회) 국세청 중부지방청장, 이동신(행시 36회) 국세청 부산지방청장 등 가급(옛 1급) 고위공무원단 4명이다.
당초 세정가에서는 김현준 청장이 지난 1년간 큰 과오 없이 임무를 수행해 잠재적 임기인 2년을 채울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임기가 다가오는 경찰청장과 함께 사정기관장을 교체하는 분위기가 갑작스레 조성되며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인선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르면 이번주 민갑룡 청장의 후임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경찰청장을 시작으로 국세청장·검찰총장·금융감독원장 등 사정기관장들의 연쇄교체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비상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정치권의 갈등을 키울 수 있는 사정기관장 교체가 쉽게 이뤄지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국세청장을 새로 임명한다면 문 대통령과 동향인 부산 출신의 김대지 차장과 국세청장 승진코스를 밟아온 호남 출신의 김명준 서울청장이 일단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66년생인 김 차장은 김현준 청장 임명 때 후보군에 올라 경합을 벌였다. 1968년생인 김 서울청장은 전북 부안 출신으로 국세청 조사국장 등 김현준 청장의 길을 고스란히 밟아왔다.
이동신 부산청장도 만만치 않은 후보다. 1967년생인 이 청장은 충북 충주 출신으로 국세청 자산과세국장, 대전지방국세청장 등을 역임했고 내부 신망이 두텁다. 이준오 중부청장은 1967년 전북 고창 출신으로 국세청 법인납세국장에 이어 조사국장을 지냈다.
민갑룡 청장 후임으로는 장하연 경찰청 차장, 이용표 서울지방경찰청장, 김창룡 부산지방경찰청장 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현재 경찰청장은 전남 영암, 국세청장은 경기 수원 출신이어서 지역 안배가 최종 결정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국세청장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 일각에서는 이달 말로 예정된 세무서장급 외 지방청장, 국장급 인사가 일단 중단됐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후임 국세청장 인선과 관련해 “들어본 바 없다”고 밝혔다.
/세종=황정원기자 윤홍우기자 garde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