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은행 2~3개 더 모이면 보이스피싱 100% 차단... 불가능하지 않아요"

인피니그루 유경식 대표 인터뷰

보이스피싱 걸러내는 '피싱아이즈'

신한카드 지원에 6년만에 출시 성공

AI가 통화패턴·문자 등 자동으로 분석

의심 징후 보이면 찾아내 피해 미리 차단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이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며 극성을 부리고 있지만, 국내 스타트업인 인피니그루가 보이스피싱을 예방하는 기능의 다른 경쟁 어플리케이션(앱)과 차원이 다른 앱을 내놔 눈길을 끌고 있다. 인피니그루는 신한카드의 사내 벤처·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아임벤처스’에 참여해 인큐베이팅을 받았다.


지난 4월에 보이스피싱 예방앱인 ‘피싱아이즈’를 신한카드와 함께 출시하기도 했다. 인피니그루는 신한카드와 이상징후탐지시스템(FDS)과 연동해 사기 피해를 예방하는 보안앱을 함께 개발해 왔다.

유경식(사진) 인피니그루 대표는 22일 본지와 만나 “(신한카드와 피싱아이즈를 출시한 후) 두 달간 피싱아이즈를 운영한 결과 보이스피싱 악성 앱 14개를 찾아내는 성과를 냈다”며 “기존 보안앱으로는 3~4개 정도만 찾아냈을 텐데 의미가 있는 성과”라고 말했다. 유 대표는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은 보이스피싱 범죄 시도가 있었다는 사실에 놀랐다”며 “피싱아이즈 앱을 설치한 고객 1,800명 가운데 24명에게 사기 시도를 했다가 적발했다”고 말했다. 그는 “‘피싱아이즈’의 성과와 가능성은 기대 이상”이라고 자평하며 “제휴 금융사가 많아질수록 보이스피싱에 따른 피해를 충분히 막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휴 금융사가 많아지면 휴대폰 문자메시지와 통화패턴, 설치된 앱 목록 등의 빅데이터가 쌓이고 이를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분석해 보이스피싱 의심 징후를 찾아내 피해를 미리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한카드의 투자를 받아 신한카드 고객에게 최초로 적용한 보이스피싱 예방 애플리케이션 ‘피싱아이즈’의 사용 화면 /사진제공=인피니그루신한카드의 투자를 받아 신한카드 고객에게 최초로 적용한 보이스피싱 예방 애플리케이션 ‘피싱아이즈’의 사용 화면 /사진제공=인피니그루


피싱아이즈의 핵심 기술 역시 AI를 활용한 이상징후 탐지다. 유 대표가 지난 2014년 창업을 마음먹은 것도 이 기술에 있어서는 자신이 있어서다. 그러다 인피니그루의 기술력을 알아본 신한카드가 제안해 ‘아임벤처스’에 참여했고, 신한카드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보이스피싱 징후 감지와 예방을 위한 시스템 개발이 속도를 낼 수 있었다.


보이스피싱 피해 규모가 매년 1조원 가까이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피싱아이즈가 한해 1조원의 고객 자산을 지켜주는 역할을 시작하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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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대표는 “머신러닝을 통해 학습한 피싱아이즈는 악성앱 탐지는 물론 문자, 통화 음성에서 보이스피싱 의심 키워드를 스스로 발견한다”며 “각종 바이러스처럼 앱들도 시간을 두고 변형을 하는데 (피싱아이즈는) 변형된 악성앱을 찾아내는 데도 어려움이 없다”고 자신했다.

이렇다 보니 보이스피싱 의심 거래는 즉각 차단하는 등 예방 기능은 피싱아이즈가 압도적이다. 보이스피싱 악성앱도 피싱아이즈 앞에서는 ‘부처님 손바닥’인 셈이다.

유 대표는 “알림앱 수준을 벗어나 금융사 공동 대응 플랫폼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유 대표는 “현실적인 규제때문에 보이스피싱 관련 개인 정보를 금융사가 (보안앱 개발업체에) 어디까지 제공할 수 있느냐와 보이스피싱 의심사례가 적발되면 통화 강제 종료를 해야 하는데 어느 정도로 개입이 가능한지 등은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라고 덧붙였다. 올 초 이같은 구상으로 규제샌드박스를 신청했다가 ‘규제’ 때문에 탈락한 유 대표는 “규제를 약간만 풀면 한 가정의 경제를 파탄시키는 보이스피싱의 위험으로부터 더 많은 사람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며 재도전을 시사했다. 그는 “보이스피싱은 한 가정을 거덜 낼 수 있는 심각한 범죄”라며 “시중 카드사와 은행 2~3곳만 제휴해도 보이스피싱의 범죄 피해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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