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산은 신천지가 원인 제공”…1,000억원 손배 소송 나선 대구시

대구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책임을 물어 신천지예수교회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코로나19로 큰 피해를 입은 대구시가 소송을 통해 신천지 교회 측에 법적 책임을 묻고 방역 활동이나 감염병 치료 등을 위해 공공에서 지출한 비용에 대한 회수에 나선 것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대구시는 코로나19 대규모 집단감염과 지역사회 전파·확산에 중요한 원인을 제공한 신천지와 이만희 총회장을 상대로 손해배상 등 청구 소장을 지난 18일 대구지방법원에 접수했다고 22일 밝혔다.

소송 청구금액은 시가 자체적으로 산정한 피해액 약 1,460억원 중 일부인 1,000억원이며 향후 소송과정에서 관련 내용 입증을 통해 금액을 늘릴 예정이다.

지금까지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 1만400여 명 중 4,200여 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는 대구지역 총 확진자의 약 62%에 이르는 규모다.

소송제기 배경에 대해 시는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들의 집단감염으로 대구지역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격히 증가했고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지출됐다고 설명했다.





대구시는 “지난 2월 18일 대구 코로나19 첫 환자인 31번 환자가 발생한 후 역학조사 과정에서 이 환자가 신천지 교인으로서 집합 예배한 사실을 확인하고 신천지 대구교회 측에 교인명단 확보, 적극적 검사 및 자가격리, 방역 협조를 요청했으나 집합시설 누락, 신도명단 누락 등 방역을 방해했다”고 밝혔다. 또 행정조사 결과 신천지 대구교회 건물의 상당 부분을 종교시설로 무단으로 용도 변경해 종교시설로 허가받지 않은 곳에서 예배한 사실 등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시는 이런 건축법 위반행위 역시 대규모 집단감염의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소송 제기에 앞서 시는 신천지교회 재산 동결을 위해 법원 가압류 결정을 통해 교회와 이 총회장 재산 일부에 대해 보전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시는 앞서 지난 2월 28일 방역 초기에 제출된 신도 명단 및 시설현황 누락 등 방역 방해 혐의로 신천지교회 간부들을 대구지방경찰청에 고발했다.

정해용 대구시 소송추진단장은 “세월호 참사로 인한 구상권 청구 소송의 경우 1심 판결 선고에 4년 정도 소요된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소송도 지난한 법적 분쟁이 될 것”이라며 “소송 대리인단과 협의해 소송 수행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손성락기자 ss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