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사업이 일반분양가 수용 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시공사들이 “일반분양일정이 확정되지 않으면 부득이 공사중단을 할 수밖에 없다”며 분양가 수용을 촉구하고 나섰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 롯데건설 등으로 구성된 ‘둔촌주공 시공사업단’은 이날 둔촌주공 재건축조합에 공문을 발송하고 이 같은 뜻을 전했다. 사업단은 공문에서 “금번 총회 결과에 따라 일반분양일정이 확정되지 않으면 부득이 공사중단을 할 수밖에 없으며, 그 기간은 일반분양일정, 선투입공사비에 대한 대책, 조합의 공사비조달 대책이 확정될 때까지 지속될 수밖에 없다”며 “이로 인한 모든 법적·금전적 귀책은 전적으로 조합과 조합원들에게 있음을 주지하라”고 밝혔다.
사업단은 “일반분양일정이 확정되지 않을 경우 실착공일과 준공일은 전제조건 변동에 따라 재협의 돼야 한다”며 “일반분양일정이 지연될수록 사업지연 금융비용 및 선투입 공사비에 대한 금융비용 등 조합원님들이 부담해야 할 금전적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대된다”고 강조했다.
사업단이 다음 달 9일로 예정된 조합원 총회를 앞두고 이례적으로 이 같은 우려를 표명한 이유는 ‘분양가 갈등’으로 정상적인 분양일정이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조합은 3.3㎡ 당 3,550만원의 일반분양가를 요구했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2,970만원이 최종 통보하면서 격차가 커진 상황이다. 조합 집행부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회피를 위해 HUG의 분양가를 수용하려는 입장이지만, 상당수 조합원들은 이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총회 무산을 시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업단 측은 “이를 극복하기에는 정부 정책에 역행해야 하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사료된다”며 총회를 통해 HUG 분양가를 수용해 달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조합원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 조합원은 “건설사가 조합을 협박하고 있다”며 “이참에 시공사 교체까지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조합원들은 해당 건설사 감사실 등에 집단으로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둔촌주공은 내달 9일 조합원 임시총회를 열어 HUG의 고분양가 사업장심사 기준에 따른 분양가 수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조합은 이후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회피를 위해 유예기간 마감일인 7월 28일 이전에 입주자모집공고를 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