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금속노조 '현대重·대우조선 결합' 발목

노조 "결합 반대의견" 내놓자

EU '이해관계자'로 분류 심사

"조선업 회생 기회 勞가 걷어차"

민주노총 금속노조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042660) 결합심사의 발목을 잡았다. 양사 합병의 분수령인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의 심사에 정식 ‘이해관계자’로 금속노조가 합류해 적극적인 반대의견을 낼 예정이기 때문이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가적 과제인 조선산업 회생의 마지막 기회를 노조가 걷어차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17일 금속노조 측에 메일을 보내 “담당 심사위원들과 협의한 결과 금속노조를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결합심사에 이해관계가 있는 제3자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제3자의 지위를 얻으면 EU의 판단에 따라 심사 관련 자료를 열람할 수 있으며 관련 청문회 개최 시 이해 당사자로 참여해 의견을 전달할 수 있다. 금속노조가 EU 심사에 적극 개입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금속노조는 즉각 EU의 기업결합 중간심사보고서를 요청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전문가들은 노동계가 ‘어깃장’을 놓으면서 한국 조선업을 살리기 위한 구조조정이 좌초될까 우려하고 있다. 경쟁국 정부와 업계가 한국 조선업에 대한 강력한 견제에 나선 가운데 국내에서 노조가 발목을 잡는 형국이라는 것이다. 유럽과 일본 등 결합심사 대상국 6곳 중 한 국가라도 결합을 불허하면 대우조선 매각은 무산된다. 경제단체의 한 관계자는 “합병이 불발되면 또다시 출혈경쟁과 중복투자가 이어질 것”이라며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결합이 우리 조선산업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구적이고 불가피한 조치라는 점을 노조가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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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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