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중국과의 국경지역에서 유혈사태를 빚은 데 이어 파키스탄과도 외교적 충돌을 일으키고 있다. 양국 간에 계속돼온 ‘외교관 스파이 의혹’ 공방전의 연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자국 주재 파키스탄대사관에 인력 절반을 철수시키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인도는 자국 대사관 인력의 절반도 파키스탄에서 철수시키는 조처를 취했다. 인도 외교부는 전날 뉴델리 주재 파키스탄 대사대리를 불러 스파이 의혹 등을 거론하며 인력감축 사안을 전달했다. 인도 외교부는 양국 대사관의 인력감축 조치가 7일 내에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파키스탄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자국 외교관의 불법행위 의혹을 부인하며 반발했다.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마바드 주재 인도대사관의 인력감축도 인도 정부의 조치에 따른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취한 상호대응이라고 주장했다.
양국은 최근 외교관 스파이 의혹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여왔다. 앞서 인도는 지난 1일 뉴델리에 주재 중인 파키스탄 외교관 2명을 스파이 혐의로 추방했다. 해당 외교관들은 훔친 기밀문서를 빼돌리려다 현장에서 인도 정보당국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가 파키스탄 외교관을 추방한 것은 2016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이슬라마바드 주재 인도 외교관은 공무로 외출했다가 실종·고문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파키스탄 정부는 두 외교관이 교통사고를 낸 뒤 달아나려 해 경찰이 조사한 뒤 풀어줬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외교관들이 조사과정에서 고문을 받았다고 주장하자 인도 정부는 이를 빈 협약을 위반한 보복성 조치라고 반발하며 외교관 감축 결정을 내렸다.
문제는 인도의 이번 조치가 핵무장을 한 인도와 파키스탄 간의 긴장을 고조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양국은 지난해 2월에도 전면전 위기를 겪었고 8월에는 인도령 카슈미르 특별지위 박탈건으로 대립했다. 이후 사실상 국경 역할을 하는 정전통제선(LoC) 인근에서 산발적 교전이 계속되는 등 양국 간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