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6일 “9월에 (대출·보증) 만기를 다시 연장하자는 말이 제 입에서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세계경제연구원과 하나은행이 주최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 경제 패러다임 변화와 금융 미래’ 국제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은 위원장은 “9월 말까지 6개월간 대출과 보증 만기를 연장했는데, 계획대로 끝나면 ‘해피엔딩’이지만 다시 연장하고 2라운드를 시작해야 할지 고민”이라며 “일단 9월까지 잘 집행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조연설 후 기자들과 만나 “코로나 상황이 길어지면 9월이 됐다고 우리가 갑자기 손을 털고 나올 수 없기 때문에 지금부터 시장 참가자들에게 9월 이후 어떻게 해야 할지 같이 고민해보자고 화두를 던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금융권은 코로나로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 소상공인을 위해 9월 30일까지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 상환 유예를 하고 있다. 은 위원장은 “플랜A는 코로나가 제대로 종식됐을 때, B는 제대로 끝나지 않을 때, C는 현재보다 악화했을 때 등으로 나눠 고민하고 있다”면서 “은행 등도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소통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은 위원장은 과잉 유동성도 경고했다. 그는 “우리 금융시스템은 여러 위기를 거치면서 안정성, 복원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면서도 “그러나 과거에도 금융시장 변동성 높을 때 투자자들이 수익성을 쫓는 움직임이 나타났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이에 대해 내부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앞으로 과다 유동성을 정상화할 때 금융시장을 어떻게 안정시킬지 미리 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존 금융사와 핀테크 등의 갈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은 위원장은 “우리는 새 플레이어(사업자)에게 인센티브를 줘 환경 변화를 유도하려고 하지만, 기존 은행·카드사는 이미 경쟁이 심한데 플레이어 수를 늘리고 인센티브를 준다고 불만”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해관계 상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화로운 정책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