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자산운용이 판매한 펀드의 환매 중단이 이어지는 가운데 아직 만기가 남은 펀드 투자자들의 우려가 올해 말까지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만기가 돌아오지 않은 금액이 4,500억원선에 이르는데다 운용사가 적극적으로 판촉 활동을 진행한 5~6월 판매펀드 역시 부실 채권에 투자됐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집단소송을 논의하는 한편 금융당국에 분쟁조정을 신청하며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26일 금융투자협회가 공시한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현황(5월 말 기준)에 따르면 전체 설정잔액은 5,17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NH투자증권의 설정잔액은 4,528억원(87.55%)이며 한국투자증권이 407억원(7.87%)이다. 케이프투자증권 149억원(2.87%), 대신증권 45억원(0.81%), 하이투자증권 25억원(0.48%), 한화투자증권 19억원(0.36%)으로 뒤를 이었다. 설정잔액은 지난 4월 5,565억원에 비해 소폭 감소했다. 특히 가장 많은 금액을 판매한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각각 250억원, 170억원이 줄었다. 금투협 관계자는 “두 증권사의 경우 5월에는 판매한 금액에 비해 환매된 금액이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현재 만기가 남은 펀드의 환매 중단이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NH투자증권에서 판매된 부분 중 18일 기준으로 환매가 돌아오지 않은 금액은 4,300억원으로 가장 만기가 늦은 상품은 12월이다. 투자자들이 최소한 12월까지 환매 중단 우려에 시달려야 한다는 의미다. 여기에 하이투자증권의 판매액이 5월에는 25억원으로 집계됐지만 전체 판매 규모가 300억원으로 알려진 만큼 6월 판매는 추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키움증권이 투자한 사모펀드의 환매가 미뤄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펀드 만기일인 이날 홍콩계 헤지펀드인 젠투파트너스로부터 환매 연기 통보를 받았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운용사에서 순자산가치(NAV) 산출이 지연돼 환매 연기를 통보해왔다”고 말했다. 이 펀드는 채권을 주로 담았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채권 가격이 폭락하자 자산 유동화에 어려움을 겪어 이번 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은 펀드에 일부 자금을 투자했고 현재 펀드 가입 규모는 확인되지 않는다.
일반 투자자들의 피해는 없다는 게 키움증권의 입장이다. 증권가에서는 젠투 펀드의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증권사와 은행 등이 젠투파트너스의 펀드를 적지 않게 팔아 ‘줄폭탄’이 터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확산하는 것이다. 당장 오는 7월6일 한국투자증권이 판매한 상품의 만기가 예정돼 있으며 이후에도 줄줄이 만기가 다가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지혜·이완기기자 wis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