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전자파로 적의 활동을 무력화하는 ‘전자전 부대’를 내년에 창설한다.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열도 영유권을 둘러싼 중국과의 마찰이 이어지는 가운데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규슈에 전자전 부대를 또 만드는 것으로 보인다.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은 전파나 적외선 등으로 상대의 통신장비나 레이더 사용을 방해해 공격을 막는 전문 부대를 약 80명 규모로 내년 봄 육상자위대에 설치하기로 했다. 이 부대는 규슈 중부 구마모토시에 위치한 겐군 주둔지에 거점을 두며 규슈와 대만 사이에 활 모양으로 펼쳐진 난세이 제도 등에서 외딴 섬 방어 임무를 담당한다.
외딴 섬에서 작전이 벌어지는 경우 육해공 부대가 통신망을 이용해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며 적 통신 장비를 마비시키는 것이 방어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방위성의 판단이다. 예를 들어 외딴 섬에 접근하는 적 부대나 함정이 통신장비나 레이더에서 사용하는 주파수를 파악한 뒤 동일한 주파수의 전자파를 발신해 통신 장애를 일으키는 방식으로 방어 작전을 펼친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전자파를 이용한 유도 미사일 공격도 막을 수 있다.
방위성은 전자전 전문 부대가 나가사키현 사세보시 아이노우라주둔지에 있는 외딴 섬 탈환 전문 부대 ‘수륙기동단’과 합동 작전을 벌이는 방안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이 전자전 부대를 만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동서 냉전이 한창인 1960년대에 만든 제1전자대가 홋카이도 지토세시에 주둔하고 있다. 닛케이는 “최근 전 세계에서 벌어진 전쟁에서 전자전 능력은 필수적인 요소가 됐다”면서 “러시아는 2014년 크림반도 침공 당시 사이버 공격과 전자전을 결합한 ‘하이브리드전’을 펼쳐 우크라이나군의 지휘 통제를 방해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