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더 불어난 개인실탄...예탁금 50조 넘었다

SK바이오팜 청약 31조 중 4조 이동

1월 26조 대비 6개월새 두배 늘어

2,100선 붕괴되자 5,754억 순매수

거래대금은 시장 횡보에 감소세로

"이익감소 지속되면 매도 나설수도"




증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000선 위에서 횡보하는 가운데 사상 처음으로 투자자 예탁금 규모가 50조원을 넘어섰다. 증시 대기 자금의 급증은 저금리로 인한 유동성 확대 속에 개인투자자들이 지속적으로 투자 기회를 노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 23~24일 진행된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 유망주 SK바이오팜의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 나섰던 31조원의 뭉칫돈이 증시 주변자금으로 다시 유입된 점도 투자자 예탁금 급증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 예탁금 규모는 26일 기준 50조5,095억원을 기록했다. 이달 15일 48조2,068억원까지 늘어났다가 25일 46조3,393억원으로 줄었던 투자자 예탁금은 다시 하루 사이에 4조원 가까이 급증했다. 이는 올해 1월8일 예탁금이 26조원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6개월 새 두 배가량 급증한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지난 26일 SK바이오팜의 공모주 배정 및 청약대금 환불이 이뤄진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SK바이오팜의 일반 청약 접수 결과 청약 증거금은 30조9,889억원으로 2014년 제일모직의 30조635억원을 뛰어넘어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23~24일 투자자 예탁금이 46조~47조원대로 유지된 점을 감안하면 SK바이오팜 일반 공모 청약 증거금의 대부분은 외부에서 새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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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서는 지난해 말 27조3,384억원에서 올해 들어 약 23조원이 급증해 50조원대에 진입한 증시 대기 자금의 방향에 주목하고 있다. 우선 IPO 시장에서 SK바이오팜에 이은 후속 유망 기업에 다시 뭉칫돈이 몰릴 가능성이 예상된다. 하반기 상장을 앞둔 주요 기업으로는 글로벌 스타로 자리매김한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카카오 계열사 중 첫 상장에 도전하는 카카오게임즈 등이 있다. 예탁금 증가는 지수가 하락할 때마다 개인투자자의 저가 매수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코스피가 2%대 하락했던 25일 1조3,012억원 규모를 순매수했고 또다시 1.93% 떨어져 2,098.43으로 마감한 이날도 5,754억원 규모를 사들였다.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이 우려되면서 외국인과 기관이 매도에 나선 반면 개인들은 지수가 빠지면 시장을 사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 다만 개인의 매수세 지속 여부는 코로나19 사태 여파가 상장사 실적에 어느 정도, 얼마나 오래 영향을 미치느냐에 달려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원 부국증권 연구원은 “증시 조정 국면에서 개인 위주의 매수세가 나타나 하락 시 하방 압력을 낮춰주는 버팀목이 될 수 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기업의 이익을 얼마나 잠식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기업 이익 감소 국면이 장기간 이어지면 개인도 매도에 나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증시가 횡보하자 관망하는 투자자가 늘면서 거래 금액은 줄고 있다. 이달 들어 매일 10조원대 이상을 유지하면서 15일에는 18조원까지 치솟았던 유가증권시장 거래금액은 이날 8조8,830억원을 기록해 10조원대 아래로 내려왔다. 일별 최고치에 비교하면 2주 새 절반가량으로 크게 줄어든 셈이다. 4월부터 증시 반등이 지속되는 동안 투자자들이 차익실현 또는 추가 매수에 나서면서 거래금액 증가가 나타나다가 이달 들어 증시 방향성이 불확실해지자 관망세로 돌아선 결과로 분석된다. 유승민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코로나19의 충격이 극대화됐던 3월 개인투자자들의 스마트머니가 유입됐고 그 이후 손바뀜이 활발하게 나타나는 추세”라고 평가했다.

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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