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연봉을 국회 보좌관 수준으로 낮춰달라는 국민청원이 등장했다.
김 의원은 문재인 정부 ‘비정규직 제로’ 1호 사업장인 인천국제공항공사(이하 인국공)가 내놓은 보안검색 요원 직고용 정책이 공정하지 않다는 주장에 대해 “조금 더 배웠다고 임금 2배 받는 것이 더 불공정하다”고 말해 취업준비생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3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김두관 의원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분들 연봉 보좌관 수준으로 낮춰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김두관 의원이 말한 것처럼 조금 더 배웠다고 (연봉을) 두 배 받는 건 억울하다”며 “같은 의견을 가진 민주당 의원분들 연봉을 보좌관 수준으로 낮춰주시고 (의원이라는 이유로) 받는 특권들도 내려놓으면 혈세 절감도 되고 민주당 정책의 진심도 느껴질 듯 하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의원들이) 조금 더 배웠다고 실질적으로 발로 뛰는 보좌관분들과 차별받는 게 말이 되느냐”고 덧붙였다.
이날 뿐 아니라 전날인 29일에도 김 의원의 연봉을 삭감해 달라는 국민청원은 이어졌다.
한 청원인은 ‘국회의원님들의 월급을 최저시급으로 맞춰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에서 “오늘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님께서 제 인생의 큰 울림을 주는 명언을 남기셨다”며 “‘조금 더 배우고 필기시험 합격해서 정규직됐다고 비정규직보다 2배가량 임금을 더 받는 것이 오히려 불공정’이라는 명언을 듣는 순간 지금까지 더 많은 급여를 받기위해, 잠 안자며 공부하고, 스펙 쌓고, 자기 발전을 위해 몇 년 간 쏟아 부은 내 모든 행동이 얼마나 불공정스러운 결과를 위한 것이었는지 크게 반성하게 됐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님 좋은 가르침 정말 감사드린다”며 “그렇다면 우리 많이 배우시고 훌륭하신 국회의원님들도 이에 동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많이 배우셨다고 고액 연봉을 가져가시는 건 너무 불공정하지 않습니까? 공정한 세상을 만들기 위하여 국회의원 월급을 최저임금으로 지급해달라”고 주장했다.
해당 청원은 올라온 지 하루만인 30일 오후 4시20분을 기준으로 2만5,500명의 동의를 얻었다.
앞서 김 의원은 최근 불공정 논란에 휩싸인 ‘인국공 사태’에 대해 “공정하지 않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조금 더 배우고 필기시험 합격해서 정규직이 됐다고 비정규직 보다 2배가량 임금을 더 받는 것이 오히려 불공정”이라고 지적해 논란을 샀다.
이후 김 의원 아들이 영국에서 7년 동안 유학을 한 사실과 딸이 중국에서 유학한 뒤 중국은행에 취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청년층을 중심으로 “본인 자녀들은 스펙을 쌓게 하고, 남들보다 더 배우게 했으면서 열심히 공부하고 꿈을 위해 노력하는 청년들을 불공정한 세력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내로남불의 전형”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가족털기 말고는 할 줄 아는게 없나요?’라는 글을 올려 “제가 주장한 노동시장 이중구조 혁파와 제 아들 유학이 무슨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다. 아들은 영국에 가서 축구 스포츠 마케팅을 전공했고 5년 전 귀국했다. 평창올림픽 때 잠깐 비정규직 일을 한 것 빼고는 아직도 혼자 일자리를 찾아보겠다고 여기저기 알아보고 있다”고 해명했으나 논란은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특히 김 의원이 “조금 더 배워서 필기시험 합격했다고...” 등의 자극적 표현을 먼저 사용했음에도 문제를 ‘언론의 가짜뉴스 탓’으로 돌리거나, 자신의 주장에 반발하는 청년들을 ‘노동시장 이중구조 혁파’에 찬성하지 않는 기득권 세력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