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핀테크·1금융권 대출 협업모델, 印尼에 이식하다

피플펀드, 전북銀과 공동개발해

한국형 P2P협업 모델 수출 성공

印尼 금융IT 시스템 개선에 일조

김대윤 피플펀드 대표./권욱기자김대윤 피플펀드 대표./권욱기자



“한국 핀테크와 기존 금융사의 ‘콜라보라시(협업 모델)’를 배우고 싶습니다.”

지난해 여름 피플펀드는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으로부터 ‘은행 통합형 개인 간 거래(P2P) 금융 모델’을 설명해달라는 러브콜을 받았다. 김대윤 피플펀드 대표는 현지 당국의 주최로 매년 열리는 금융행사에 초청을 받아 인도네시아 금융당국과 지방은행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피플펀드와 JB전북은행의 대출 협업 사례를 설명했다. 현지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기존 금융사와 신생 핀테크의 협업 모델에 현장의 반응은 그야말로 뜨거웠다.

은행 통합형 P2P금융 모델은 미국의 대형 P2P 업체인 렌딩클럽과 지방은행인 웹뱅크의 협업 모형이 시초다. 국내에서는 피플펀드가 업계 최초로 전북은행과 공동 개발하고 금융위원회에 은행의 부수업무로 신고하며 지난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진행했다. 서비스 개시 이후 40만명이 넘는 고객을 은행에 연결했다. 핀테크와 은행이 시스템을 직접 연동해 운영하고 있는 주요 협업 사례로 꼽힌다.


김 대표는 “인도네시아 금융당국도 한국 금융당국과 마찬가지로 기존 금융산업을 잘 유지하면서 핀테크 등 혁신금융을 육성해야 한다는 고민을 안고 있었다”며 “금융기관과 핀테크의 협업을 통해 풀어내고 싶은 과제가 쌓여 있지만 마땅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인도네시아의 경우 인터넷뱅킹 단계를 건너뛰고 오프라인에서 곧바로 모바일뱅킹으로 넘어갔지만 2억명의 인구 중 절반이 모바일 금융 서비스를 제대로 쓰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지 페이스북 이용자가 1억명을 넘을 정도로 모바일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인도네시아는 핀테크 등 모바일 금융 서비스가 성장하기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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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금융당국은 김 대표의 발표 직후 피플펀드에 한국형 P2P 협업 모델 수출을 적극적으로 제안했다. 이를 통해 핀테크 활성화를 도모하는 한편 시스템 미비 등 현지 지방은행들의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김 대표는 “인도네시아 지방은행 법인 수는 800개, 지방은행 지점 수는 6,000개에 달할 정도로 많고, 자산 규모도 작게는 10억원에서 크게는 1조원까지 다양하다”며 “아직까지 협동조합들이 주변 마을에 돈을 빌려주는 등 한국의 1970년대 농협조합과 비슷한 형태로 운영되는 수준이라는 점에서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업계 최초로 핀테크 모델 수출에 성공한 피플펀드는 곧바로 현지 은행과의 협업에 돌입했다. 지난해 9월 인도네시아 전역의 1,600여개 소형 지방은행으로 이뤄진 인도네시아 지방은행연합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P2P 인프라를 구축한 데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인도네시아 지방은행 BPR유니버설과 제휴해 ‘은행 통합형 P2P금융 모델’을 현지에 마련했다. 현재 현지 지방은행 중 자바섬 지역에 있는 소형 은행 3~4곳과 시스템 개발을 진행 중이며 조만간 은행 고객에게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또 인도네시아의 취약한 금융 정보기술(IT)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코어뱅킹 시스템 구축에 전문성이 있는 국내 업체를 전략적 파트너로 선정하고 내년 상반기께 시범사업을 펼친다는 구상이다.

김 대표는 “협업 중인 현지 지방은행들의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피플펀드가 신용평가를 진행하는 등 솔루션 프로바이더(해결책 제시자) 역할을 우선 수행해 은행들의 시스템 개선에 일조할 계획”이라며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현지 사업 진행이 더뎌지고 있는데 상황이 안정되면 시스템 구축을 마무리하고 장기적으로는 현지 지방은행과 협업해 여신업을 전개한다는 목표도 세웠다”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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