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급식1등' 삼성웰스토리도 HMR시장 출사표…40년 만에 일반고객 만난다

준비기간만 3년..영양 프리미엄 더해진 HMR 콘셉트

1년에 2억식, 全국민 3끼 식사도 남는양을 기획한 저력

급식시장 주춤한 반면 HMR 매년 15%이상 성장

HMR시장 전통식품사, 동네맛집, 급식강자까지 더해진 각축장




‘전 세계하루 110만 식수(食數)의 식단 설계, 연간 2억 개의 식단.’ 단체급식 업계 1위 삼성웰스토리의 기록이다. 국내뿐 아니라 중국, 베트남 등 글로벌 시장에 매일 맞춤형 식단을 기획한다.

이런 ‘급식 왕’ 삼성웰스토리가 40년 만에 단체급식이 아닌 가정간편식(HMR)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 1982년에 창립해 기업 급식과 식자재 유통 등 기업간거래(B2B사업)에 특화된 삼성웰스토리가 HMR로 소비자를 직접 만나는 기업대소비자(B2C) 시장에 뛰어들었다. 급식 공룡의 HMR 시장 데뷔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소매 시장 진출의 방아쇠가 됐다. ‘HMR이 곧 식음 기업의 생존’이란 분위기 속에서 위기에서 기회를 찾았다. 연간 15%씩 성장하는 HMR 시장은 CJ제일제당, 대상, 오뚜기 등 전통 식품사뿐만 아니라 대형 마트, 레스토랑을 넘어 이제는 급식업체까지 가세한, 그야말로 불꽃 튀는 각축장이다.

◇1년에 2억 食 설계 노하우, HMR에 담아=삼성웰스토리는 1일 HMR 브랜드인 ‘라라밀스(LaLameals)’를 공식 론칭한다고 밝혔다. 라라밀스는 신이 나서 흥얼거리는 소리 ‘라라(LaLa)’와 식사를 뜻하는 ‘밀스(meals)’를 결합한 것으로, 건강하고 맛있는 식사를 의미한다. 삼성웰스토리는 준비 기간만 3년여에 달할 정도로 심혈을 기울였다.


라라밀스의 경쟁력은 그동안 탄탄하게 축적된 삼성웰스토리의 영양 설계 노하우다. ‘영양 프리미엄이 더해진 간편식’으로 콘셉트를 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삼성웰스토리는 연간 2억 식을 설계하는데 이는 한국 5,100만여 인구가 4끼를 먹는 규모다. 라라밀스는 브랜드 공식 론칭과 함께 불고기 3종, 나물밥 3종, 홈다이닝요리 4종, 곡물브리또 4종 등 총 20종의 제품을 우선 선보인다. 라라밀스 돼지불고기의 경우 수입육을 쓰는 대신 제주산 흑돼지를 써 품질과 맛을 끌어올렸다. 단가가 중요한 HMR에서 맛과 건강을 위한 과감한 시도를 한 것. 영양학에 특화된 삼성웰스토리가 만드는 만큼 나물밥에도 떡갈비와 계란 프라이를 추가했다. 탄수화물과 단백질의 균형을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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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웰스토리는 간편식 사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식음서비스 사업 및 식자재 소싱 역량을 바탕으로 라라밀스를 2025년까지 연 매출 2,000억원 규모의 브랜드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제품 라인업은 올해 말까지 60여 종으로 확대한다.

◇둔화하는 급식…“소비자 직접 만나야”=현재 한국 단체급식 시장은 성장 저하가 뚜렷하다. 1990년대부터 2010년까지 급성장하던 단체급식 시장규모는 축소되는 구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국내 단체급식 업체는 하루 1,000~2,000식이 확보돼야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지만, 산업고도화와 출산율 저하로 식수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본 단체급식 시장이 1997년 이후 축소되고 있는 것과 같은 양상이다. 산업성장이 제한되면 단체급식 시장 둔화 곡선은 반드시 나타난다.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도 위험 요소다. 식수 감소로 고정비 부담이 커진 가운데 인건비 상승이 기업 입장에서 부담이라는 얘기다. 삼성웰스토리 역시 영업이익률이 2017년 6.6%, 2018년 5.7%, 2019년 4.6%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늘어나고 개학이 연기되면서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더욱 둔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19가 HMR 성장 기폭제=전통 식품회사뿐만 대형마트, 편의점, 동네 맛집, 레스토랑에 이어 이제는 급식 강자까지 HMR에 진출하면서 이 시장은 식품업계의 생존을 좌우하는 핵심 분야가 됐다. 이에 식품업체와 유통업체가 각자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진검승부를 하는 형국이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 HMR 시장은 유의미한 성장을 시현 중이다. 1인 가구 비중이 20%를 돌파한 2013년부터 본격적인 성장이 시작됐다”며 “올해 1·4분기 주요 가공식품업체의 HMR 매출액은 전년 대비 30% 성장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HMR 시장은 매년 15%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가 HMR 성장의 기폭제로 작용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4조 원 규모에 달했던 국내 가정간편식(HMR) 시장이 연평균 20% 이상의 성장률을 나타내며 쑥쑥 크고 있다. 당초 2022년에 시장 규모 5조 원을 예측했지만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올해 5조 원대로 올라설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김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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