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 내부에서 ‘에이스’로 불리던 행정고시 출신 서기관이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1일 공정위와 국회에 따르면 공정위 경쟁정책국 경쟁정책과에서 근무하던 조재순 서기관은 지난달 30일 자로 공정위를 떠나 이날부터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로 출근했다. 공정위 공무원이 민간기업이나 로펌 등으로 이직하는 사례는 종종 있지만,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이직한 것은 이례적이다. 보좌관 자리는 고용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데다 연봉이 크게 상승하는 것도 아니다.
조 전 서기관은 ‘스카우트’가 아닌 보좌관 채용 공개모집 지원을 통해 강훈식 의원실에서 근무하게 됐다. 강 의원은 공정위를 담당하는 정무위원회가 아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이다.
행시 48회 출신 조 전 서기관은 공정위 핵심 부서인 경쟁정책국 경쟁정책과에서 총괄 업무를 담당했다. 그는 과장 진급을 앞두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 관계자는 “같이 일해본 상사들이 ‘존경한다’고 할 정도로 능력이 뛰어난 직원이었다”며 “선배들이 여러 번 만류했는데도 결국 공정위를 그만뒀다”고 말했다.
조 서기관은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정책을 만들고 사람들의 동의를 얻어 집행이 가능하게 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국회는 그 끝이자 완성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특히 지난 국회에서 수많은 법안이 자동 폐기되는 것을 보면서 국회의 중요성을 더욱 절실하게 느꼈다”며 “우리 사회의 갈등이 충돌하고 조정되는 ‘끝장’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세종=김우보기자 ub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