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가 오는 2035년까지 자산 규모를 지금보다 3배 많은 4,000억 달러로 늘리기로 했다. 미래 초불확실성 시대에 대비해 세계 일류 수준의 대형 펀드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KIC는 1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창립 15주년 기념 세미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신성장 비전 SGV(Sustainable Growth Vision) 2035’를 발표했다. 최희남 KIC 사장은 “오늘날 우리는 뉴노멀·기후변화 등에 직면해 있다”며 “KIC는 과감한 비전과 변화를 통해 일류 투자기관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KIC는 지난 2005년 설립해 2006년 당시 자산이 10억달러에 불과했으나 이후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해 지난해 말 기준 운용자산이 1,573억달러(약 182조원)에 달할 정도로 체급을 키워왔다. 그동안 누적 투자수익은 492억달러(약 57조원)에 이르고 지난해의 경우 15.39%에 달하는 깜짝 수익률을 내기도 했다.
향후 투자 철학도 제시했다. 인플레이션을 상회하는 수익을 지속 창출한다는 목표 아래 △장기 투자 △내재가치 기반 투자 △리스크 관리를 3대 투자 철학으로 내세웠다. 이를 위해 대체투자 비중도 늘려나갈 계획이다. 현재는 주식·채권 등 전통자산 투자 비중이 전체 자산의 85% 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부동산·인프라·사모펀드 등 대체투자 자산 비중을 20%까지 키울 계획이다. 동시에 국내 금융기관들과 협업도 증대해 금융산업 발전을 지원하는 역할도 수행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는 세계적 가치투자가로 잘 알려진 하워드 막스 오크트리캐피털 회장과 호주 국부펀드 퀸즈랜드투자공사(QIC)의 데미안 프렐리 최고경영자(CEO) 등이 라이브 화상강연을 진행했다. 하워드 막스 회장은 “현재 글로벌 증시 상승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저금리 기조와 채권 매입 정책 덕분”이라며 “하지만 수 조 달러에 달하는 채권을 계속해서 매입하기는 어렵고 이 경우 주가가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