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가 홍콩의 자치를 위협하는 중국 관리와 이들이 거래하는 금융기관을 제재하는 법안을 속전속결로 통과시켰다. 법 시행까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서명만 남은 가운데 중국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상원은 이날 홍콩 내 반중(反中)행위를 처벌하는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에 관여한 중국 관리와 이들이 거래하는 금융기관을 제재하는 ‘홍콩자치법’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하원이 법안을 통과시켜 보낸 지 하루 만이다. 통신은 의회가 압도적으로 초당적 지지를 보낸 드문 사례라고 평가했다.
법안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 원칙을 훼손한 중국 관리의 명단을 매년 의회에 보고해야 한다. 대통령은 이들의 자산을 압류하고 미국 입국을 막을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 이들과 거래한 은행은 미국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되며 외환거래와 송금도 금지된다.
법안은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 이후 발효된다. 법안에 대해 백악관은 침묵하고 있지만 공화당 소속의 팻 투메이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법안에 서명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미중 무역합의를 지키고 싶어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압박을 느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홍콩보안법 시행을 기정사실화하려는 중국은 관영매체를 통해 대대적인 선전에 들어갔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3일 1면 논평에서 “국가안보를 수호하는 것과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보장하는 것은 일치한다”며 “홍콩보안법은 기본법에서 명시된 자유와 권리를 더 잘 보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극우성향의 환구시보도 이날 사평에서 홍콩보안법을 거세게 비판하는 미국을 겨냥해 “미국은 자국의 이익을 희생해가며 홍콩과 중국에 손해를 끼치고 있다”면서 “중국은 이에 끝까지 맞서야 한다”고 항변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곽윤아기자 chs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