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외교안보 문제만큼은 여당이 야당을 동반자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협치하는 통 큰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직후 대북문제를 포함해 주요 외교안보 정보에 대해서는 야당과 공유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평가다. 특히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주제인 대북문제와 관련해 그동안 모든 정보를 대통령과 집권당이 독식하면서 남남갈등을 자초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독일이 동방정책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은 집권당이었던 사회민주당이 당시 야당이었던 기독민주당과 극비리에 외교안보 정보를 공유하는 등 협치를 이뤄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지금 정부와 여당은 취임 직후 약속했던 것과 다르게 정보 공유 등 협치에 소극적이었다. 여당이 야당을 국정 동반자로 인식하는 게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21대 국회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역대 유례없는 다수 의석을 점한 만큼 야당에 통 큰 모습을 보이는 리더십을 어느 때보다 발휘하기 좋은 여건이다. 특히 미국 대선 등을 앞두고 야당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집권 여당이 야당의 존재를 인정해줄 때 미국도 한국의 야당을 파트너로 인정해줄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여당은 명심할 필요가 있다”며 “그동안 여야 협치가 부족했다는 것은 비핵화 협상에 대한 여당의 절박성이 부족했다는 것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