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올 2·4분기 영업이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감소했다. 다만 5,000억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해 시장 예상치인 4,300억원을 크게 웃돌아 당초 우려에 비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내수 시장을 중심으로 건조기와 스타일러 등 신가전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버팀목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올 2·4분기 연결기준 매출 12조8,340억원, 영업이익 4,931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7.9%, 영업이익은 24.4% 감소했다. 직전 분기에 비해서는 매출은 12.9%, 영업이익은 54.8% 줄었다.
영업이익이 크게 악화한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북미와 유럽의 전자제품 유통업체들이 문을 닫으면서 해외 사업이 타격을 입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사업부별로는 TV와 스마트폰이 부진한 가운데 생활가전이 실적을 견인하며 ‘효자’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는 LG전자의 H&A(가전)사업본부가 5,000억원대 초반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가전 부문은 영업이익률도 10%를 넘긴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전체 가전 매출의 30%를 차지하는 내수 시장에서 코로나19 여파로 위생이 강조되며 건조기·스타일러·식기세척기 등 스팀가전 판매가 양호했던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1·4분기에 이어 2·4분기에도 미국 월풀을 제치고 글로벌 가전업계 1위에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1·4분기 생활가전 부문에서 매출 5조4,180억원과 영업이익 7,535억원을 거두며 월풀을 앞섰다.
TV 사업을 맡고 있는 HE사업본부는 올림픽 등 스포츠 특수가 사라지며 2·4분기 출하량이 줄었지만 올레드(OLED) 등 프리미엄 TV가 선전하며 수익성을 방어한 것으로 분석된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2,000억원 초반대 영업손실로 21분기 연속 적자가 예상된다. 단 스마트폰 부문의 적자는 비용 절감 효과로 전년 동기(3,130억원)는 물론 전 분기(2,378억원)에 비해서도 줄어든 것으로 예상된다.
올 3·4분기 실적의 키는 코로나19의 확산 및 진정 여부에 달려 있다. 증권업계는 3·4분기 미국과 유럽의 가전매장 오픈, 각국의 경기부양책, 에어컨 성수기 효과 등으로 2·4분기에 비해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용·김성태기자 jyle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