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위험성을 경시해 온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7일(현지시간)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국영TV브라질과 인터뷰에서 전날 고열 증세를 보인 직후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은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공식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관저에서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의 건강 상태는 양호한 편”이라고 전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양성 판정 직후 마스크를 쓴 채 관저 밖으로 나와 “코로나19는 내리는 비와 같아서 누구나 걸릴 수 있다”면서도 “내가 이전에 말한 것처럼 코로나19 때문에 공포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이게 인생이다”라고 말하며 침착한 태도를 보였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19의 위험성을 경시하며 방역 지침을 지키지 않아 왔다. 지난 6월 판사가 마스크 착용을 지시한 이후에도 공개석상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그는 지난 4일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거행된 미국 독립기념선언 기념일 행사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으며, 연방정부보건부가 사회적 거리두기와 모임의 자제 명령을 발령한 다음에도 지지자들의 거리 시위에 직접 참가하기도 했다.
한편 브라질 매체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말라리아 치료제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복용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클로로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게임 체인저”라고 말하며 코로나19 치료제로 추천한 약물로 트럼프 대통령도 최근 복용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부작용에 대한 전문가들의 우려가 커지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해당 약물의 코로나19 치료제 긴급사용 승인을 철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