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수요일 열리는 윤석열 검찰총장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주례회의가 2주 연속 서면으로 대체됐다. 검언유착 의혹 사건을 놓고 윤 총장과 이 지검장 간의 갈등이 심화하면서 서로 얼굴을 맞대기조차 불편한 상황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총장과 서울지검장의 대면이 계속 미뤄지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기소 여부 등 주요 현안에 대한 검찰 수뇌부의 입장 정리가 계속 미뤄지는 분위기다.
대검찰청은 8일 “중앙지검장 주례보고는 서면으로 대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주 윤 총장과 이 지검장은 검언유착 사건 전문수사자문단 소집과 관련해 정면충돌하면서 수요일 주례회의를 서면으로 대체했는데 이번주 역시 대면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2주 연속 대면보고 보류 조치는 결국 이 지검장과 검언유착 수사팀에 대한 윤 총장의 불신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3일 검사장 회의에서도 대검은 이 지검장에게 문제가 된 검언유착 사건의 수사청인 만큼 오지 않는 게 좋겠다고 불참을 권유했다.
주례보고가 연달아 서면으로 대체되면서 검찰의 주요사건 처리 결정은 지연되고 있는 분위기다. 당초 지난주 주례보고에서 두 사람은 이 부회장에 대한 기소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서면보고가 이뤄지면서 수사 마무리 일정도 늦춰졌다. 이번 주례보고 역시 서면으로 이뤄진 만큼 삼성 수사에 대한 결론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윤 총장과 이 지검장은 주례보고를 통해 주요사건의 처리방향을 결정해왔다. 지난달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방침도 이 자리에서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수사심의위원회는 이 부회장에 대한 불기소 의견을 검찰에 통보했지만 수사팀은 이 부회장을 기소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윤 총장과 이 지검장 간 갈등으로 기소 여부에 대한 논의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