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촉발된 글로벌 제조업 공급망(GVC) 재편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을 ‘첨단산업 세계공장’으로 탈바꿈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첨단투자지구를 지정해 반도체와 바이오, 미래차 등 첨단산업 ‘클러스터’로 조성하고, 첨단분야 국내 투자와 기업 유턴(국내 복귀) 확대를 위해 세제혜택을 늘리고 연간 3,000억원 가량의 재정지원을 하기로 했다.
정부는 9일 이 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소재·부품·장비(소부장) 2.0 전략’을 발표했다. 지난해 7월 일본이 급작스럽게 시작한 수출규제에 긴급 대응책으로 내놓은 소부장 대책을 중장기 GVC 전략으로 확대 개편했다.
韓, 첨단산업 ‘메카’로
소부장 2.0의 핵심은 국내 첨단산업 경쟁력의 극대화다. 먼저 첨단 분야 국내외 기업 유치를 위해 첨단투자지구 제도를 신설한다. 전국 산업단지나 경제특구 등 기존 계획입지 일부를 첨단투자지구로 지정해 토지용도 규제 특례, 각종 부담금 감면 등의 맞춤형 혜택을 몰아주는 형태다. 또 국내 신성장·원천기술에 해당하는 첨단분야 투자에 대해선 투자세액공제를 강화하고, 첨단산업 유치, 유턴에 앞으로 5년 동안 1조5,000억원을 들여 보조금, 인프라 구축 등을 지원해준다. 외국 법인이 국내에 투자하면 일정 부분을 현금으로 돌려주는 비율은 첨단 분야의 경우 기존 30%에서 40%로 늘리기도 했다.
정부는 또 1,000개의 후보 기업을 대상으로 국내 투자 또는 유턴 여부를 조사한 뒤 이들 중 100개를 집중 유치대상으로 선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해외 기업의 R&D, 설계, 디자인 관련 부서를 국내 대학에 유치해 국경을 넘나드는 산·학 협력이 이뤄지도록 유도한다.
소부장 핵심품목, 미래차 등 ‘빅3’ 포함 338개로
기존 소부장 대책은 공급 안정화 대상 품목을 100개에서 338개 이상으로 확 늘려 관련 기술을 확보하고 공급 안정화를 꾀하는 방향으로 이어간다. 대(對)일본 핵심품목 100개에다 미국과 유럽, 중국, 인도, 대만, 아세안과 연관된 핵심품목까지 더해 공급망 관리 정책 대상 품목을 338개 이상으로 늘렸다.
기존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전기·전자, 기계·금속, 기초화학, 섬유 등 6대 분야뿐만 아니라 바이오, 환경·에너지, 로봇 등 신산업 분야까지 범위도 넓혔다. 정부는 이들 품목을 첨단형(158개)과 범용형(180개)으로 나눠 기술자립과 공급 안정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차세대 전략 기술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에 2022년까지 5조원 이상을 투입하며 특히 반도체·바이오·미래차 ‘빅3’ 산업에는 내년에 2조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글로벌 특허 전쟁에 전략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식재산 기반 연구개발(IP-R&D)도 의무화하기로 했다.
/세종=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