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찐후기] 배달 음식도 질렸다면...핫한 '자취템'으로 집에서 레스토랑 분위기 내볼까

■쿠캣 '매운크림 닭갈비'+상광글라스 '보에나' 써보니

먹방 콘텐츠와 연계한 가정간편식 '쿠캣'

SNS 유행 음식 배송받아 내 집에서 '뚝딱'

국산최초 파손보장 프리미엄 식기 '보에나'로

'가심비' 올렸 봤지만 '가성비'는 글쎄?

집으로 배송되는 쿠캣의 가정간편식(HMR)이 오프라인에도 진출한 가운데 쿠캣마켓 스타필드 코엑스몰점에서 방문객이 다이닝 메뉴를 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쿠캣집으로 배송되는 쿠캣의 가정간편식(HMR)이 오프라인에도 진출한 가운데 쿠캣마켓 스타필드 코엑스몰점에서 방문객이 다이닝 메뉴를 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쿠캣



1인가구 876만8,414가구. 2020년 6월 행정안전부 기준으로 전체(2,279만1,531가구) 중 38.5%를 차지합니다. 4년 전 774만여 가구에서 벌써 100만가구가 더 늘었습니다. 당연히 집에서 요리를 해먹는 가구도 줄어듭니다. 대신 쉽게 조리할 수 있는 가정간편식(HMR)로 대체되는 데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집밥’이 대세인 요즘 더 그렇습니다. 농촌경제연구원은 국내 시장 규모만 2018년 3조2,000억원으로 추정했습니다. 2022년에는 5조원을 웃돌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맞춰 다양한 식품·유통 업체들이 HMR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중 자취생을 중심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식품분야 스타트업이 있는데요. 쿠캣이 그 주인공입니다. 2014년 설립 이후 올 1·4분기 매출만 100억원에 육박해 전년동기보다 3배 이상 급성장했습니다. 쿠캣의 가장 큰 특징은 ‘오늘 뭐먹지?’와 같은 동영상 콘텐츠를 제작해 ‘먹방’이나 요리법으로 사람을 끌어모은다는 점입니다. 특화된 채널 덕에 밀레니얼 세대, 특히 20대 여성에게 딱 맞는 히트 상품을 연이어 성공시켰다고 하네요.


솔직히 여기서 의문이 생겼습니다. 먹방을 보고 ‘나도 먹고 싶다’라는 생각이 든다고 해도 과연 ‘HMR 배송을 주문할까’라는 건데요. 12년 자취 경력과 배달앱 VIP 등급에 빛나는 기자 본인이 맛은 정말 괜찮은지, 배송받고 조리하기는 얼마나 편리한지 직접 사용해봤습니다. 여기에 요리를 담는 그릇도 신경 써봤습니다. 국내 유리 그릇 중 고가에 속하는 삼광글라스의 신제품 ‘보에나’인데요. 목표는 ‘매콤 크림 닭갈비 파스타’. HMR을 보에나에 담으면 밖에서 사먹는 레스토랑 음식처럼 ‘가격 대비 만족도(가심비)’를 채울 수 있을지 한 번 보지요.

삼광글라스만의 템퍼맥스 공법과 업그레이드된 퀄리티 프로세스를 추가 적용한 Heat&Shock 이중공정으로 제조된 프리미엄 글라스 테이블웨어 보에나(BOENA) 브랜드 /사진제공=삼광글라스삼광글라스만의 템퍼맥스 공법과 업그레이드된 퀄리티 프로세스를 추가 적용한 Heat&Shock 이중공정으로 제조된 프리미엄 글라스 테이블웨어 보에나(BOENA) 브랜드 /사진제공=삼광글라스


쿠캣의 대표 상품인 매운크림 닭갈비를 주문했습니다. 방송이나 유투브에서 PPL로도 만히 노출돼기도 했는데요. 2~3인분이라고 적혀있는 650g짜리가 9,900원입니다. 이렇게 보면 1인분에 3,300원꼴이니 매우 저렴하네요. 파스트는 집에 있으니 790원주고 추가하지는 않았습니다. 근데 배송비가 무려 3,500원이네요. 집 근처 웬만한 배달 수수료보다도 비쌉니다. 회원가입하면 4만원 이상은 무료배송입니다. 그것도 바로가 아니고 이틀 배송을 통해 먹을 수 있다는데 일단 시키고 기다렸습니다.


이렇게 매콤크림 닭갈비가 왔습니다. 포장이 심플하네요. 적혀있는 조리법에 따라 닭갈비부터 프라이팬에 구웠습니다. 우려한 것보다 고기가 풀어지지 않고 단단하고 덩어리도 컸습니다. 이리저리 뒤적거리다 보나 다음은 크림소스를 부었습니다. 냉장고에 있다가 나와서 얼어있었는데 이 것도 금방 녹았습니다. 늘어 붙지 않게 저어주니 금방 뚝딱 만들어지네요. 마지막으로 파스타면을 삶아 넣었습니다. 완성까지는 라면 끓이듯, 프라이팬과 파스타 삶는 냄비 하나만 있으면 간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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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프라이팬 하나로 쿠캣 매콤크림 닭갈비 파스타를 만드는 4단계집에서 프라이팬 하나로 쿠캣 매콤크림 닭갈비 파스타를 만드는 4단계


나름 가성비 높게 닭갈비 파스타를 만들었으니 가심비를 높이기 위해 예쁘게 담아봤습니다. 삼광글라스의 보에나는 프랑스 화가 클로드 모네의 ‘수련’ 연작 모티브로 디자인된 프리미엄 그릇입니다. 파스타 담근 플레이트 두 개가 든 세트가 5만원이 넘습니다. 주름진 플리츠 디자인으로 바깥면이 구성돼 빛을 비추면 보에나만의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풍깁니다. 모양만 화려한 게 아니라 내열강화 유리로 튼튼해서 국내생산 유리 테이블웨어 최초로 파손된 제품을 2년 동안 무상으로 교환해 주는 ‘무상 파손보증제도’를 시행하고 있다고 하네요. 마트에서 파는 값 싼 그릇이나 부모님 집에서 가져온 꽃무늬 그릇밖에 없었는데 SNS에 올리는 용도로는 괜찮은 거 같습니다. 어울리는 커트러리는 없어 그냥 치웠습니다.

집에서 직접 만들어 본 보에나 파스타 플레이트에 담긴 쿠캣 매콤크림 닭갈비 파스타.집에서 직접 만들어 본 보에나 파스타 플레이트에 담긴 쿠캣 매콤크림 닭갈비 파스타.


열심히 사진 찍어서 가심비는 채웠는데요. 그렇다면 맛은 어떨까요? 그전에 그런데 양을 봐야겠습니다. 솔직히 배는 채우지 못했습니다. 평소 성인 남성 평균보다 많이 먹긴 하지만, 절대 3인분이라고는 말 못할 것 같습니다. 저녁을 먹고 야식으로 했는데도 풍족하진 못했네요. 파스타를 많이 넣으면 2인분까지는 될 수는 있습니다. 또한 1인 가구를 위한 HMR이라는데 소분할 수는 없게 포장돼 왔는데요. 식사량이 적은 1인 가구라면 나눠 먹기도 좀 애매할 듯합니다.

다시 맛으로 돌아오면 결론적으로 맛이 있습니다. 꾸덕꾸덕하면서도 끝맛은 매콤해 계속 손이 가게 합니다. 딱 혼자 사는 20대의 배고픈 입맛을 제대로 저격합니다. 대학생 자취방에서 친구들과 수다 떨면서 한상 차려먹는 그런 맛이랄까요. 그러면서도 먹을 수록 어머니가 생각납니다. 추억의 맛이 아니라는 게 아니고, 왠지 모르게 혼날 것 같습니다. “이제 너 나이면 아무거나 먹으면 안된다” “반찬 보내줄게”란 소리가 귓가에 맴도네요. 어린이나 어르신이 드신다고 하면 글쎄요.

먹고 나서 가성비를 종합해봐도 그렇습니다. 택배로 받아서 파스타로 먹기까지 1만4,000원가까이 들었는데요. 식당에서 먹는 같은 가격의 중저가 파스타보다 꼭 더 맛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다만 배달로 받는 파스타보다는 양도 많고 괜찮습니다. 집에서 SNS에 자랑하고 싶은 프레이팅을 하고 싶다면 한 번쯤 만들어 먹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요리는 아니고 조리하는 즐거움도 있고요. 쿠캣은 아시아 전역 3,100만명 SNS 구독자를 바탕으로 신제품이 계속 나온다니 궁금증 해소를 위해 먹어볼만 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설거지하면서 느낀 점은 보에나가 보기보다는 가볍습니다. 파손보증이 된다 해서 조심히만 씻은 건 아닙니다. 그렇다고 깨먹으면 절대 안 되겠지요. 틈새도 잘 닦이고 얼룩 없이 깨끗이 마릅니다. 그렇지만 1인 가구가 매일 쓰기에는 좀 어렵습니다. 파스타와 같은 요리보다는 과일, 팥빙수 등 디저트가 더 어울려 보입니다. 당분간은 찬장 깊숙이 들어가 있을 것 같네요. 다음 집들이까지는요.


집에서 직접 만들어본 쿠캣 매콤크림 닭갈비 파스타와 음료를 담은 보에나의 파스타 플레이트와 컵집에서 직접 만들어본 쿠캣 매콤크림 닭갈비 파스타와 음료를 담은 보에나의 파스타 플레이트와 컵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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