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희정(20·한화큐셀)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두 시즌에 걸쳐 7개 대회 연속 톱10 기록을 이어갔다. 하지만 6월부터 아이언 샷의 그린 적중률이 뚝 떨어지면서 다소 흔들렸다. 4개 출전 대회에서 우승 경쟁을 펼치지 못한 채 톱10에 한 번도 들지 못했다. 체력이 떨어지면서 팔꿈치와 허리 등 평소 약했던 곳이 괜스레 신경 쓰이기도 했다. 임희정의 승부수는 연습량 늘리기였다. 그는 “체력적으로 다소 힘들더라도 연습량을 늘린 게 다시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년 차 임희정이 시즌 첫 승이자 통산 4승 기회를 잡았다. 지난 5월 대회에서 메이저 타이틀을 다퉜던 동기생 박현경(20·한국토지신탁)과의 ‘리턴매치’가 볼 만하게 됐다.
임희정은 12일 부산 스톤게이트CC(파72)에서 계속된 아이에스동서 부산오픈(총상금 10억원·우승 2억원) 2라운드에서 버디만 5개를 잡아 5타를 줄였다. 중간합계 13언더파로 공동 선두(오후4시30분 현재)다. 임희정은 지난 시즌 KLPGA 투어에서 5년 만의 ‘신인 한 시즌 3승 기록’을 쓴 신예다. 전반기에는 발목 부상 탓에 부진하다가 늦여름부터 두 달 간 3승을 쓸어담았다. 올 시즌도 날씨가 더워지면서 다시 힘을 내고 있다. 1라운드에 버디만 8개를 잡아 선두로 치고 나간 임희정은 이틀간 36홀 노 보기의 안정감으로 시즌 첫 승을 두드리고 있다. 그는 “위기가 왔을 때 파는 하고 넘어가자는 마음으로 임했는데 퍼트가 잘 따라줘서 보기 없는 경기를 하고 있다”며 “코스 길이가 짧은 편이라 웨지 샷 기회가 많다. 웨지 컨트롤과 함께 까다로운 그린에서의 플레이가 관건일 것”이라고 말했다.
임희정은 올해 첫 대회인 5월 KLPGA 챔피언십에서 다 잡은 듯한 우승 기회를 놓친 기억이 있다. 마지막 날 초반에 5타 차 단독 선두로 달아났으나 동갑 친구인 박현경의 뒷심에 밀려 1타 차로 준우승했다. 박현경은 데뷔 첫 우승을 메이저대회에서 해냈다. 그 둘이 두 달 만에 다시 우승 경쟁을 벌이고 있다. 첫날 7언더파 공동 2위였던 박현경이 이날 버디 6개로 6타를 줄이며 임희정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현경은 세 홀을 남긴 가운데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상금·대상(MVP) 포인트 1위인 이소영이 5타를 줄여 7언더파를 작성한 가운데 평균타수 1위 김효주는 3언더파를 기록했다. 김효주는 1라운드 5번홀(파5)에서의 벌타 상황이 2라운드 뒤에 발견돼 2벌타를 받고 5언더파에서 3언더파로 스코어가 정정됐다. 벙커 턱 가까이에서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한 김효주는 한 클럽 길이 이내 후방에 볼을 드롭해야 하는 룰을 착각해 한 클럽 길이보다 더 먼 지점에 떨어뜨린 뒤 플레이했다.